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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배달만 해도 큰돈 번다"…외국인 유학생 '바글바글'
"한국 알바 벌이가 본국 정규직 뺨쳐"…취업 택한 유학생들
국내 외국인 유학생 28.7% 취업 경험
베트남 유학생 10명 중 4명꼴 일 경험
네팔 유학생 시간제 취업 허가 비율 47%
외국인 불법 라이더 734명 폭증...절반 이상 유학생
"장벽 높은 고용허가제 우회로 된 유학생...관리 감독은 미비"
국내 외국인 유학생 28.7% 취업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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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연휴를 맞아 서울 한 호텔에 놀러갔다가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배달 음식을 시켰는데 예상 시간보다 20분 이상 지연돼 연락을 해봤더니 통화가 연결된 라이더와 의사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위치를 설명했지만 알아 듣지 못하고 엉뚱한 곳으로 돌아다니는 배달 라이더를 겨우 만났더니 젊은 외국인이었다. 연락이 온 식당 사장님은 "요즘 외국인 유학생인 라이더들이 부쩍 늘어 이런 일이 종종 있"고 전했다.
베트남, 네팔 등 동남아 및 중앙아시아권 유학생들이 중국인들과 함께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새로운 인력 공급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내국인 청년층의 서비스업 기피와 구인난 속에 외국인 유학생 일부는 취업이 허용되지 않는 업종까지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유학생 취업 경험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지난 1년간 취업 경험이 있는 비율은 28.7%였다. 국적별로는 베트남이 39.7%로 가장 높았다. 10명 중 4명꼴로 지난 1년간 일한 경험이 있는 셈이다.
이런 현상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지난달 발표한 ‘외국인 유학생 체류·정주 현황’에도 나타난다. 국적별 '시간제 취업' 허가 비율은 네팔이 47%로 가장 높았다. 이어 미얀마 40%, 방글라데시 36%, 베트남 30%, 일본 14% 순이었다.
이런 흐름은 최근 배달업 불법 취업 단속에서도 확인된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6년 1~5월 외국인 불법 배달 라이더 집중 단속에서 734명이 적발됐다. 2025년 연간 적발 인원인 67명의 약 11배다. 국적별로는 베트남이 444명으로 전체의 60.5%를 차지했다. 중국이 164명(22.3%), 우즈베키스탄이 86명(11.7%)으로 뒤를 이었다.
적발자 가운데 유학생(D-2) 체류자격 소지자는 410명으로 전체의 55.9%였다. 유학생은 출입국 당국의 사전 허가 등 요건을 갖춰 허용된 업종에서 시간제 취업을 할 수 있지만, 배달 라이더 활동은 허용 취업 업종이 아니다.
이 같은 현상은 외국인력 공급 정책과 현장의 인력 수요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단순노무직을 고용하는 고용허가제는 도입 요건이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허용 업종과 사업장, 체류자격 등에 따라 활용 범위가 제한된다.
결국 서비스업 현장에서는 입국과 취업이 상대적으로 쉬운 유학생들이 외국인력 도입의 '우회로'가 됐다는 지적이다.
한 외국인력 송출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알바만 해도 본국에서 번듯한 정규직 직장 보다 많이 벌다 보니, 아예 취업을 목적으로 유학을 오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했다. 이어 "외국인 일손이 필요한 영세업체들과 유학생 취업자들의 수요와 공급이 맞물려 이런 현상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주무부처의 관리 감독 미비와 맞물려 불법 취업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