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 '사망 원인'에서 제외되는 세상 열릴 것"
“아스트라제네카의 목표는 사망 원인에서 암이 제외되는 세상을 여는 겁니다. 한국과의 협력은 최우선 과제죠.”

아룬 크리슈나 아스트라제네카 아시아 지역 총괄 대표(사진)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영국 항암사업부, 미국 폐암 사업부를 이끌어온 그는 올해 2월 한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9개국 시장을 총괄하는 아시아 지역 대표에 선임됐다.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폐암 치료 명가’다. 1세대 폐암 표적치료제 ‘이레사’를 선보인 뒤 3세대 치료제 ‘타그리소’,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 면역항암제 ‘임핀지’까지 보유하고 있다.

폐암과 관련한 EGFR 유전자 변이는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환자에게 특히 흔하다. 이 지역 환자는 두 명 중 한 명꼴로 이 변이를 지니고 있다. 미국 환자는 이 비율이 20~25% 정도다. 이레사와 타그리소는 모두 변이가 생긴 EGFR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은 약이다. 한국 시장이 아스트라제네카에 특별한 이유다. 크리슈나 대표는 “임상 연구 수행은 물론 혁신 신약을 시장에 선보인다는 측면에서도 한국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라”라고 했다.

암 치료를 위한 표적·면역 치료제 활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는 추세다. 과거엔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사용했지만, 최근엔 초기부터 이들 치료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수술 후 재발과 사망을 막기 위해서도 쓰인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폐암 수술을 마친 환자에게 3년간 타그리소를 투여한 연구로 효과를 입증했다. 8년 동안 추적 관찰했더니 수술 후 타그리소를 복용한 환자의 추정 생존율은 74%로, 먹지 않은 위약군(58%)보다 높았다. 장기 생존에 도움을 준다는 의미다. 크리슈나 대표는 “조기 치료로 완치 가능성을 높이면서 환자가 나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다만 여전히 폐암 환자의 70%가 전이 단계에서 진단된다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한국은 건강보험 전체 약품비 중 신약에 쓰는 비중이 4%에 불과하다. 미국(26%), 일본(14%)보다 크게 낮다. 그는 환자가 비용 부담을 덜고 신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 대한 투자가 혁신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고, 이 치료제가 한국 환자에게 도달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