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이 87주 연속 상승해 역대 최장 기록을 재차 경신했다. 경기 남부권에선 삼성전자가 무주택 사원을 대상으로 주택 구입 자금 최대 5억원을 빌려주기 시작한 가운데 가파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수원 영통구를 중심으로 출퇴근이 용이한 경기 남부권 집값이 전체적으로 들썩였다.

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5일) 기준 경기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8% 상승했다. 전주 상승률인 0.15%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전국에서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수원 영통구로, 전주보다 0.62% 올랐다. 올해 누적 상승률 역시 15.39%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으로 꼽혔다.

수원 영통구 집값이 올해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 지역에서는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가 20억원을 넘는 단지가 여럿 나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수원 영통구 이의동에 있는 '자연앤힐스테이트'(1747세대·2012년 입주)는 지난달 21일 21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 면적대는 지난 6월 20억1000만원에 거래되면 처음으로 '20억원' 고지를 넘어선 바 있다. 이후 석 달 만에 거래가가 1억3000만원 더 올랐다.

수원 영통구 원천동에 있는 '광교중흥에스클래스'(2231세대·2019년 입주) 전용 84㎡도 지난 8월 20억원에 거래되며, '국평 20억 클럽'에 가입을 마쳤다.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수원 영통구 망포동에 있는 '센트럴하이츠' 전용면적 136㎡는 지난달 11일 10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직전 거래가인 8억원보다 2억5000만원 껑충 뛴 가격이다.

이외에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에 속하는 지역 중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들 역시 가파른 상승률을 보였다. 성남 분당구 0.56%, 용인 기흥구 0.35%, 수원 권선구 0.33%, 화성 동탄구 0.33% 등이었다. 동탄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뒤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는 화성 병점도 0.33% 올랐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삼성전자 사내대출에 따른 유동성 유입 효과로 수원 영통과 성남 분당이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며 "수원발 가격 강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부 수요자들이 화성 병점이나 오산 등 인근 비규제 지역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원에서 시작된 유동성 효과가 중장기적으로 25억원 이하 시세를 형성하는 수도권 지역의 가격 하방 경직성을 공고히 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 사진=연합
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 사진=연합
서울 아파트 매매가도 0.12% 오르며, 전주(0.09%) 상승률을 상회했다. 이로써 서울 아파트값은 87주 연속 상승해,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재차 경신했다. 이전 최장 기록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6월 둘째 주부터 2022년 1월 셋째 주까지 작성된 85주 연속 상승세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집값은 빠지고, 외곽이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는 양상이 이번 주에도 이어졌다. 서울 자치구 중에서는 서대문구가 0.36% 오르며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강북구(0.35%), 금천구(0.34%), 관악구(0.33%) 도봉구(0.32%), 노원구(0.31%), 성북구(0.30%)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이번 주에는 강남구(-0.34%)와 서초(-0.27%)구 역시 전주보다 하락 폭이 줄었다. 송파구(-0.19%)와 용산구(-0.01%)는 전주와 같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전셋값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6% 상승했다. 강북 14개 구의 상승률이 0.23%로, 강남 11개 구(0.11%)의 상승률을 웃돌았다.

성동구(0.31%)가 마장·하왕십리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성북구(0.31%)는 길음·하월곡동 주요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노원구(0.30%)는 상계·중계동 대단지 위주로, 도봉구(0.29%)는 창·방학동 위주 전셋값이 올랐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