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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20만원에 맞는다"…'한국판 위고비' 나온다 '들썩'
한미약품 '국산 1호 비만신약' 이달 나온다
식약처 '에페' 출시 허가
평택 바이오플랜트서 생산
식약처 '에페' 출시 허가
평택 바이오플랜트서 생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7일 한미약품이 개발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인 ‘에페오토인젝터주’(에페글레나타이드)의 시판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개발한 45번째 신약이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가 주도하는 비만약 시장에 진입하는 첫 국산 GLP-1 치료제다.
에페는 2㎎, 4㎎, 6㎎, 8㎎, 10㎎ 등 다섯 가지 용량으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로, 허가 기준에 해당하는 성인 비만·과체중 환자의 체중 관리를 위해 저열량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에 병행해 사용한다. 단계적으로 투여 용량을 늘려 체중 감량에 활용할 수 있다.
에페는 뇌와 위장관 등의 GLP-1 수용체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위에서 음식물이 배출되는 속도를 늦춘다.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 음식 섭취량을 줄인다.
에페 출시로 국내 GLP-1 공급 물량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경기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에페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연간 최대 2000만 개의 프리필드시린지 완제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모두 해외에서 제조한 제품을 한국으로 들여온다.
통상 의약품은 허가 뒤 생산과 패키징, 대학병원별 등록 등 과정을 거쳐야 해 환자 치료에 쓰이기까지 3개월가량 걸린다. 한미약품은 이 기간을 한 달 이내로 줄이기 위해 후속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말 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전사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한국인 '맞춤형' 비만 신약…위고비·마운자로 양강 깬다
낮은 가격 앞세워 공격 마케팅…국내 생산해 치료제 안정적 공급
국내 비만약 시장은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선두는 마운자로다. 의약품 시장분석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마운자로 매출은 7443억원으로 연매출 1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같은 기간 위고비는 2170억원어치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마운자로 매출은 2155억원, 위고비는 4670억원으로 추정된다.이 같은 시장 구도는 첫 국산 GLP-1 비만약 에페(사진) 출시로 크게 바뀔 수 있다. 한미약품이 기존 경쟁 제품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하는 동시에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위고비 판매가격은 용량에 따라 월 20만~40만원, 마운자로는 30만~60만원 수준이다.
에페 가격은 월 20만원 안팎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국내 한 의약품 유통업체 관계자는 “초기엔 에페를 월 12만원 정도에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월 20만원대로 책정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비급여 시장에선 약값이 시장 점유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출시 직전까지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에페는 경쟁 비만약과 달리 한국인 대상 대규모 임상 시험을 거쳤다. 한국인 투약 데이터를 앞세워 의료진의 신뢰를 확보하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은 당뇨병이 없는 국내 성인 비만·과체중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에페 시판을 위한 최종 임상(3상)을 진행했다. 40주차에 확인한 평균 체중 감량률은 9.75%였다. 이 임상 연구에서 5% 이상 체중이 줄어든 환자는 79.4%, 10% 이상 감소한 환자는 49.4%였다. 체질량지수(BMI) 30 미만 여성그룹은 체중이 평균 12.2%가량 줄었다.
한미약품은 에페를 국내 첫 디지털융합의약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단순히 약을 투여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운동과 식단, 생활습관 개선을 돕는 플랫폼으로 키우는 게 목표다. 김나영 한미약품 혁신성장부문장(부사장)은 “그동안 해외 수입 의약품에 의존했던 치료 환경에서 한국인 특성에 맞춘 임상 근거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국내 시장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철저한 품질 관리와 합리적인 가격 체계를 갖출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최지희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