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한국 천주교회의 공식 미사주가 국산 포도주 '마주앙 미사주'에서 호주·이탈리아 포도주로 약 50년 만에 바뀐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7일 올해 대림 시기(성탄절 전 4주간)부터 한국 교회에서 거행되는 모든 미사 전례 때 사용할 미사주로 호주 예수회가 클레어 밸리에서 운영하는 '세븐힐'과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알라냐 비니'가 생산하는 포도주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50년간 한국 천주교회의 미사주는 국산 '마주앙'이었다.

1970년대까지는 교구별로 미사주를 수입해 사용해오다 주교회의가 안정적인 미사주 수급을 위해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을 통해 국산화를 추진했다.

포도 재배와 생산시설 확보, 기술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중 두산주류BG의 전신인 동양맥주가 1975년부터 미사주를 생산해 전량 교회에 봉헌하겠다고 제안했고, 이후 1977년 9월 정식 계약을 거쳐 '마주앙 미사주'를 전국에 보급해왔다.

2009년 두산주류BG의 주류 사업 매각 이후엔 롯데칠성음료가 지금까지 미사주 보급을 맡아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국내 포도 농가의 고령화와 재배 면적 감소, 품질 문제 등으로 미사주의 품질 유지와 공급에 차질이 있었다. 특히 생산공장의 이전 등으로 올해 말까지 기존 재고를 소진한 후에는 수입 미사주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졌다고 주교회의는 설명했다.

이에 주교회의는 작년 미사주품질관리위원회를 구성해 고품질 미사주 수입을 추진했으며, 4개국 주교회의의 추천과 실사 등을 거쳐 새 제품을 선정했다.

미사주 수입과 공급은 동원와인플러스가 맡고, 주교회의는 미사주 성분 검증과 전례적 인준, 품질 감독을 담당한다.

새 미사주는 대림 시기부터 전국 본당에 보급되며 시중 유통은 금지된다.

주교회의는 "원가율 상승과 적자 구조 속에서도 원가 이하 수준으로 미사주를 한결같이 공급해 준 두산주류BG와 롯데칠성음료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