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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원 이상의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대형 국책 사업인 가덕도신공항을 대우건설이 맡게 된 건 올해 3월이다.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현대건설이 지난해 사업을 최종 포기한 뒤 두 차례 재입찰이 이뤄졌고,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참여해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됐다.

계획대로라면 가덕도신공항은 2035년 개항을 목표로 오는 11월 첫 삽을 떠야 한다. 하지만 착공을 한 달 앞둔 상황에서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제시한 핵심 공법에 기술적 한계가 드러났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대로 사업을 진행하면 공사 차질은 물론 향후 안전성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공법 검증 없이 계획 승인한 정부

문제가 된 ‘해상 연직배수(PBD)’ 공법은 가덕도신공항 설계 방식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가덕도신공항은 애초 100% 해상에 거치되는 구조로 검토됐지만 2023년 부산 엑스포 유치 계획에 맞춰 공사 기간을 줄이기 위해 대항항, 외양포항, 새바지항 인근 바다를 매립해 육지와 연결하는 구조로 결정됐다. 총 매립 규모는 2억㎥에 달한다.
[단독] 2년前 문제 된 공사방식 또 꺼낸 대우건설…업계 "안전성 우려"
이를 위해서는 바닷물을 빼내고 지반을 단단하게 다지는 작업이 필수다. 대우건설은 플라스틱 배수재를 삽입해 물을 빼내는 해상 PBD 공법을 택했다. 이 공법은 홍콩 첵랍콕공항 등에 적용됐지만 국내에서 대규모 프로젝트에 사용된 사례가 없다.

대우건설은 해상 PBD 공법의 시공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지난 7월 말 가덕도 인근 해역에서 자체 시험 시공을 했다. 하지만 갯벌의 점성이 예상보다 강하고 사질토층이 많아 전체 시험 물량의 11%에서 배수재가 지층을 제대로 뚫지 못했다. 맨드릴 등 일부 장비는 무리하게 관입을 시도하다가 파손되기도 했다. 배수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지반이 충분히 안정되지 않아 불균등하게 가라앉는 ‘부등침하’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일정하고 정밀한 경사 설계가 중요한 공항 활주로에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 “2035년 개항 목표로 무리한 추진”

국토부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난달 정부에 제출한 기본설계안을 통해 이런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며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대우건설이 보완책을 마련하기도 전인 지난달 말 국토부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는 대우건설의 기본설계안을 100점 만점에 80.41점으로 통과시켰다. 핵심 공법 검증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기본설계안을 승인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착공까지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우건설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해상 PBD는 이미 2년 전 현대건설이 사업을 추진할 당시에도 부등침하 우려로 논란이 된 공법이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국내에서 해상·항만 공사 경험이 가장 풍부한 현대건설조차 포기한 사업과 기술을 대우건설이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대우건설이 2035년 개항이라는 정치적 목표에 쫓겨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90년대부터 논의된 가덕도신공항은 그동안 여러 대형 건설사가 관심을 보였지만 부지 적합성 논란 등으로 번번이 좌초됐다. 그러다 2021년 지역균형발전을 목적으로 한 가덕도신공항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으며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부실 시공’을 막으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안전성을 철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해상공법 전문가는 “향후 100년간 사용할 국가 인프라를 속도전으로 밀어붙였다가는 오히려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를 수 있다”며 “2~3년 더 걸리더라도 대체 공법과 기본계획을 철저히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선아/유오상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