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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노조, 2대주주 삼성전자에 '단체교섭' 요구
"인사 보상기준 결정에 실질 관여"
하청 직원 아닌데도 '지배' 주장
노란봉투법 사용자 판단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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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은 6일 삼성전자 대표 앞으로 ‘인사·보상제도의 공통 기준과 운영·변경에 관한 단체교섭 요구’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참조란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을 명시했다. 삼성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31.22%를 보유한 2대주주다. 1대주주는 삼성물산(43.06%)이다.
지난 3월 10일 시행된 개정 노조법은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 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면 사용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조는 이를 근거로 “삼성전자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사제도, 핵심 인력 선발·육성·보상 수준 및 운영·변경 절차 등 근로 조건에 관여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실질적인 사용자이므로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논리에는 허점이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원·하청 관계가 아니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개정 노조법에서 보호 대상으로 삼는 하청 직원에 해당할 가능성은 낮다. 그룹 차원의 인사 방향 공유와 계열사 간 협의를 근로조건의 ‘실질적·구체적 지배·결정’을 하는 ‘관여’로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노조는 “삼성전자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31.22%를 보유한 2대주주이고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이 계열사 인사에 관여했다”며 “삼성전자가 실질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인사·보상제도 의제에 한해 교섭을 요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분을 보유했다는 이유로 사용자가 된다면 기업이 주주인 모든 상장사 노조가 주주사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그럼에도 이런 요구가 나올 수 있는 건 개정 노조법의 확장된 사용자 개념이 그만큼 모호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질적·구체적 지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노조로선 일단 교섭을 요구하고 판단을 노동위원회와 법원에 넘기면 된다. 노동계가 개정 노조법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행태가 하청 업체를 넘어 계열사 관계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교착 상태에 빠진 사측과의 교섭에 지렛대로 쓰려는 의도도 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반년 넘게 임금·단체협상에서 대치하고 있다. 자사와의 교섭이 막히자 그룹 핵심 계열사이자 오너가 직접 이끄는 삼성전자를 끌어들여 압박 수위를 높이려 한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김동욱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계열사 사이에 실질적 지배력을 주장하는 최초 사례로 보이지만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곽용희/양병훈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