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43회 국무회의에 참석한 전종민 중수청장 직무대행(왼쪽부터)과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 이정현 공소청장 직무대행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43회 국무회의에 참석한 전종민 중수청장 직무대행(왼쪽부터)과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 이정현 공소청장 직무대행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수장이 새 형사사법체계 출범 이후 처음 열린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나란히 참석했다. 공직자 부패 수사와 기소를 담당하는 두 기관의 수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정치적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권 일부를 중수청으로 넘기는 여권의 법 개정 움직임에는 공수처의 반발이 일고 있다.

◇李 “권력에 휘둘리지 말라”지만…

법조계에 따르면 전종민 중수청장 직무대행과 이정현 공소청장 직무대행은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말 부처뿐 아니라 외청도 국무회의에 참석하도록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무회의에 부처는 다 참석하고 그외 위원회는 참석하는데 청은 참석을 안 하고 있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청 단위 기관도 국무회의에 참석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부터 검찰총장과 경찰청장 직무대행 등이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중수청장, 공소청장, 경찰청장 등은 원칙적으로는 국무회의 배석자가 아니다. 현행 국무회의 규정상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청의 장을 배석시킬 수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수사기관 수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사실상 정례화하는 것을 두고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독립성 측면에서 적절하냐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지난 2일 검찰청 폐지와 함께 출범한 중수청은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내란, 외환 등 국가보호범죄, 사이버범죄, 법왜곡죄 등 7대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한다. 공소청은 관련 사건의 기소와 공소유지 등을 맡는다. 정치권과 정부 고위 관계자 등이 연루된 사건을 다룰 수 있는 만큼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새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다시는 정치권력에 의해 수사·공소 기능이 악용되거나 휘둘리거나 원래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수청에 “네 편 내 편, 여야 가릴 것 없이 힘 있는 사회 지도층의 범죄를 엄정하게 수사해 달라”고 주문했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던 양홍석 변호사는 “수사를 담당하는 기관의 장은 외관상으로도 독립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독립성이나 공정성에 의문이 없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수처법 개정 추진도 논란

여권이 추진하는 고위공직자 수사권 재편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공수처가 가진 대통령과 국무총리, 장관, 국회의원 등에 대한 수사권을 중수청으로 넘기고 공수처는 판·검사와 경찰 등 사법·수사기관 구성원의 범죄 수사에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수처는 이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백기 공수처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수청과 경찰은 행정안전부 소속이며 장관을 대통령이 임명한다”며 “대통령의 지휘 계통에 있는 기관에만 수사를 맡기는 건 견제 구조의 퇴보”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 대상자의 직속 기관이 수사기관이 되는 구조”라며 “공수처의 실질적인 독립성과 국민 신뢰 측면에서 후퇴 가능성이 크고, 독립적인 지위에서 고위 공직자의 범죄를 척결하는 공수처법의 입법 목적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7일 ‘공수처 기능 전면 개편’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공수처는 이 같은 개편 구상에 대해 사전에 협의하거나 의견을 제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중수청장의 정부 정책홍보채널 출연도 논란을 낳고 있다. 전 직무대행은 8일 KTV 유튜브 프로그램 ‘팩트방앗간’에 출연한다. 지난 7월 시작된 이 프로그램에 수사기관 관계자가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수청이 독립적인 중대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만큼 정부 정책홍보채널에 기관 수장이 출연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김유진/임민규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