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이 땀과 열정으로 빚어낸 낭만 가득한 무대로 관객들과 진한 호흡을 이어가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NOL씨어터 대학로 우리투자증권홀에서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프레스콜이 열렸다. 현장에는 국내 창작진을 비롯해 이충주, 김지철, 임준혁, 신은총, 손진욱 등 배우 19명이 참석했다.

'콰이어 오브 맨'은 2017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초연 이후 호주, 뉴질랜드, 미국에 영국 웨스트엔드까지 거치며 사랑받은 작품으로, 2022년 올리비에 어워즈 최우수 엔터테인먼트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이번 한국 초연은 첫 비영어권 공연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남성 합창단(Choir of men)이라는 뜻 그대로 공연은 음악을 중심으로 흐른다. 동네의 펍(Pub)인 더 정글을 배경으로 9명의 배우와 밴드가 팝, 록, 포크 등 다양한 장르의 기존 유명 곡을 라이브로 선보인다. 배우들이 연기와 노래를 하며 각종 악기까지 직접 연주, 짜릿한 라이브 사운드의 매력을 전한다. 관객이 펍에서 함께 음악과 낭만을 느끼고 즐기는 콘셉트의 이머시브 성격을 띤다. 배우들이 똘똘 뭉쳐 이루어내는 하모니와 군무는 진한 연대감을 만들어내는 장치다.

또렷하고 생동감 있게 꽂히는 여러 악기의 소리가 극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베이스·기타·드럼 등 밴드에 더해 배우들이 연주하는 피아노·트럼펫 등이 듣는 재미를 꽉 채운다. 웅장한 아카펠라와 폭발적인 합창, 경쾌한 탭댄스, 맥주잔·의자·쟁반 등을 활용해 펼쳐내는 에너제틱한 퍼포먼스까지 뜨거운 열정으로 한땀 한땀 빚어낸 작품이다.

배우들은 연습 과정을 떠올리며 "정말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삼시세끼 잘 챙겨 먹고 야식까지 먹어도 살이 계속 빠질 정도라고. 김방언은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8kg이 빠졌다"고 했고, 이연승은 "연습 전에 100kg이었는데 지금은 90kg"이라고 전했다.

이충주는 "단언컨대 지금까지 한 작품 중 가장 힘든 작품"이라고 했다. 그는 "'원스'는 1년 연습했고,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0개월 넘게 연습했었다"면서 "이런 작품을 많이 해봤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보는 경험"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전형적으로 알고 있는 모든 뮤지컬의 문법을 파괴한 작품이다. 16곡의 넘버가 있는데, 보통 배우가 나와서 솔로곡을 부르고 대사를 치다가 들어가고 다시 나와서 듀엣이나 합창을 하는데 이건 16곡을 모든 배우가 다 해야 한다. 가사도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는 게 아니고, 멜로디도 우리가 알 것 같은 게 아니다"고 말했다.

마에스트로를 맡은 박찬양은 "음악의 중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데뷔한 지 21년 됐다. 땀이 정말 없는 체질이라 한 방울도 안 흘리는데 이 공연은 땀을 많이 흘릴 정도로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내 "땀을 흘리는 기분이 우리가 하나가 되는 것 같아서 좋았다. 배우들이 서로 응원해주면서 형제애가 커지는 공연이었다"고 강조했다.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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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움직이며 땀을 흘리는 만큼, 무대 위는 물론이고 아래에서 받는 감동 또한 배가 된다고 했다. 임준혁은 "저희 이야기 혼자가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모든 배우가 다 악기를 다루고 그 안에서 열심히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손진욱은 한 관객이 '목에 맺힌 땀이 크리스탈 목걸이 같다'고 말했던 걸 떠올리며 "우리의 열정적인 모습과 땀이 보석처럼 보인 게 아닌가 싶다"며 웃었다.

문병권 국내협력 안무는 "저희 공연이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에서 퇴장하는 신이 거의 없다. 내내 몸을 갈아 넣는다. 그래서 숨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성훈은 "배우들이 힘들게 하면 할수록 빛을 발하는 공연"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특히 강리운은 살이 빠졌다는 타 배우들과 달리 오히려 4kg 증량했다면서 "그만큼 행복하게 공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팀워크도 한층 돈독해졌다. 문시온은 "창작진과 배우들을 갈아 넣은 공연이다. 그만큼 형제애가 가득하고 케미스트리가 좋다. 실제 배우들끼리 만나서 사우나를 가기도 하고, 맥주를 마시러 가기도 한다. 진한 우정이 관객분들에게도 잘 전달됐으면 한다. 힘들었던 걸 잊고 더 좋은 에너지를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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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과 더 친밀하게 거리감을 좁히는 것은 이들의 숙제다. 공연 시작 20분 전 진행하는 프리쇼에서는 관객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배우들과 음료를 즐기며 대화하고 사진을 찍는다. 본 공연 자체도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지우고 함께 펍에서 어울리는 느낌이다.

이지영 국내협력 연출은 "영국에서 한국으로 공연을 들여오면서 한편으로는 걱정했다. 외국 관객분들처럼 한국 관객분들이 즐겨주실까 싶었는데 기우였다. 너무나 뜨겁게 매회 반응해주신다. 재미있는 신이 많고, 적극적으로 반응해주셔서 우리가 놀랄 정도다. 배우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민영 국내협력 음악감독은 "배우들에게 많은 걸 요구하는 작품인데 모두 하나가 되어서 해낸다. 서로를 믿고, 사랑하고, 작품을 애정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프리쇼 때부터 와서 이들을 배우로만 보지 말고, 말도 걸어주고, 나도 저렇게 해보고 싶다는 꿈을 안고 가셨으면 한다. 바라만 보지 마시고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콰이어 오브 맨'은 지난달 18일 개막했다. 내년 1월 3일까지 공연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