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대호김종서함 진수식서 “자주국방”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30일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열린 대호김종서함 진수식에서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호김종서함은 여섯 척의 국산 이지스함 개발 계획의 마지막 함이다.  김범준 기자
< 李, 대호김종서함 진수식서 “자주국방”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30일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열린 대호김종서함 진수식에서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호김종서함은 여섯 척의 국산 이지스함 개발 계획의 마지막 함이다. 김범준 기자
북한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폭발 사고 원인이 북한군 지뢰라는 우리 군의 발표를 ‘자작극’이라며 부인했다. 우리 군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국경선에서 실사격을 한다면 보복하겠다고도 했다. 우리 군은 북한에 ‘국경선 요새화’ 전면 중단과 사과를 요구했다.

◇ 北 ‘국경선 요새화’ 지속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29일 담화를 통해 “이번 사건은 도발 시기와 수법에 있어서 10여 년 전 세상을 소란하게 한 ‘목함지뢰 사건’을 그대로 방불케 하는 명백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국경선 일대에서 벌이는 요새화 작업을 두고 “그 어떤 군사적 목적과 무관한 철저한 주권 행사일 뿐”이라며 “우리 군인들은 단 한 번도 국경선을 넘어선 적이 없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 군인들을 향해 한국군 깡패들이 경고사격이 아니라 실지사격을 가한다면 즉시적이고 가차 없는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한국군 3군단 21보병사단 비무장지대 방향에 전술적 반격수단을 증강하는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3군단 21보병사단은 지뢰 폭발 사고가 난 서부전선이 아니라 동부전선에 있는 부대로, 최근 북한군의 상습적인 군사분계선(MDL) 침범이 이뤄진 곳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자작극’ ‘실사격에 대한 보복’ 등을 언급한 것은 방벽·철책 설치와 지뢰 매설 등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지속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국군의 대응을 ‘주권 침해’로 몰아가 국경 요새화를 정당한 주권 행사로 기정사실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군과 DMZ를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는 북한이 MDL 이남에 지뢰를 매설했으며, 이는 정전협정 위반임을 공식화했다.

강현우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중장)은 30일 “북한은 소위 국경선 요새화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하는 활동을 즉시 중단해야 하며, 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조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향후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했다. 이는 이번 지뢰 사고와 관련한 우리 군의 첫 대북 공식 입장이다.

정전협정 위반을 판단할 권한이 있는 유엔사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전협정 위반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으며, 확립된 정전협정 체계에 따라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례를 볼 때 유엔사는 위반 사실을 북측에 통보하고 대화를 제의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설 전망이다. 북한이 대화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 여야는 대북 대응 수위 공방만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군수도병원을 방문해 사고로 다친 장병들을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부상 장병들과 가족이 걱정하지 않도록 치료 및 재활은 물론 군 생활을 계속할 수 있도록 충분히 예우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지뢰 매설을 우리 장병을 겨냥한 공격으로 단정하는 데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민주당 위원들은 모두 불참했다. 국민의힘 소속 송석준 외교통일위원장은 “책임질 여당 의원이 한 분도 안 계신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북한에 약점 잡힌 것은 이 대통령 개인이지 대한민국이 아니다. 정부는 당당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국방위원회의에서는 북한 규탄 결의안 수위를 놓고 여야 의견이 갈려 채택이 무산됐다. 국민의힘이 요구한 ‘대북 인도적 지원 재검토’ 문구를 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민주당 의원은 “섣불리 재검토에 나서면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우/하지은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