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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세' 윤항기 "목소리 나올 때까지…은퇴는 없다"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예술사관실용전문학교에서 윤항기 65주년 기념 헌정 공연 '여러분 덕분에 나는 행복합니다' 기자회견이 열렸다. 현장에는 윤항기와 함께 조항조, 윤현상이 참석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65년 음악 인생을 집대성하는 헌정 콘서트 '여러분 덕분에 나는 행복합니다' 개최를 앞두고 마련한 자리였다. 공연은 오는 10월 24일에 열린다. 서유석, 장미화, 최백호, 김수희, 조항조, 유현상, 전영록, 인순이, 최희선, 소찬휘 등 10팀의 후배 아티스트가 무대에 올라 윤항기의 명곡을 재해석한 헌정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이날 윤항기는 공연명을 활용해 "나는 행복합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굉장히 설렌다. 후배들 덕분에 너무 과분한 선물을 받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제 자신을 위한 공연을 했다면, 이번 공연은 후배들이 저한테 선물하는 공연이다. 저도 객석에서 후배들이 제 노래를 불러주는 것을 보는 축제의 장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뮤지컬 배우 겸 가수 윤복희의 오빠이기도 한 윤항기는 1959년 작곡가 김희갑이 악단장으로 있던 미8군의 에이원쇼를 통해 데뷔했다. 이후 키보이스를 시작으로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 활약했다. '장미빛 스카프', '나는 행복합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 '해변으로 가요', 여동생 윤복희가 부른 '여러분' 등 다수의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그러다 1986년 발표한 '웰컴 투 코리아'를 마지막으로 음악 활동을 중단하고 신학을 공부해 약 30년 동안 목회자의 길을 걸었다. 2014년 목회자에서 은퇴한 그는 그해 신곡 '걱정을 말아요'를 담은 55주년 골든 앨범을 발표하며 가수 활동을 재개했다.
이날 윤항기는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동생 윤복희와 어려서부터 함께 살아본 적이 거의 없고 떨어져 지냈던 가슴 아픈 어릴 적 사연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부모님은 원망하지 않았던 게 부모님이 저희 남매에게 물려주신 유전자가 있었다"면서 "저희는 따로 사사를 받거나 가르침 받은 게 없는데 스스로 열심히 했다. 먹고 살아가기 위해서 삶의 목적으로 음악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음악은 내 삶"이라는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윤항기는 "이른 나이에 미8군에 들어가서 학업을 포기하고 연구생으로 노래를 배우고, 음악을 배우고, 드럼을 배웠다. 지난날을 돌아보니까 음악을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삶을 살아온 것 같다. 결국 윤항기의 삶은 무엇이냐라고 하면 음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후배들이 무대를 꾸미는 65주년 헌정 공연과 관련해서는 "제 노래를 제가 불러만 봤지, 다른 가수들이 부르는 것을 들은 적이 거의 없다. 편안한 마음으로 객석에 앉아서 후배들이 하는 제 노래를 듣고, 지난날을 되새기면서 여러분들에게 감사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조항조는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열어주신 선배님의 무대에 참여할 수 있는 것 자체로도 뜻 깊고 의미가 깊다"고 했고, 유현상은 "윤항기 선배님은 음악인을 떠나서 역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항기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노래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85년 긴 세월을 돌아보면 너무 힘들고 후회되는 부분도 많지만,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귀한 선물을 받게 된 것 아닌가 싶다"면서 "다만 헌정 공연이 은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제가 노래를 할 수 있을 때까지, 목소리가 나올 때까지 은퇴는 없다"라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