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와 경쟁' 사실상 막내려
기존 영상 숏폼 '클립'으로 이전
게임 스트리밍 '치지직'에 집중
국내 대표 동영상 플랫폼인 네이버TV가 14년 만에 문을 닫는다. 판도라TV, 곰TV, 카카오TV에 이어 사라지는 토종 동영상 서비스 목록에 추가되는 것이다. 20여 년간 이어져 온 ‘유튜브 대항전’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30일 오후 3시에 네이버TV 서비스를 종료한다. 운영 환경의 변화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네이버는 설명했다. 업계는 글로벌 동영상 시장을 평정한 구글의 유튜브 기세에 백기를 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TV를 폐지하는 대신 ‘클립’(숏폼)과 ‘치지직’(게임·e스포츠 스트리밍)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TV에 쌓인 동영상과 클립, 조회수, 구독자 등도 클립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했다. 유튜브와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고 하위 특화 서비스 영역에서 살길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선 ‘네이버도 유튜브만큼은 뚫지 못했다’며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올해 21주년을 맞은 유튜브는 2006년 말 구글에 인수되며 ‘지구의 동영상 공룡’이 됐다. 그동안 유튜브에 쌓인 영상은 20조 개가 넘고, 유튜버 수는 전 세계 10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기준 기업가치는 800조원에 달한다. 구글에 따르면 전 세계 하루 평균 유튜브에 업로드되는 동영상은 2000만 개다. 평균적으로 매일 좋아요 35억 개, 댓글 1억 개가 달린다. 국내에서도 유튜브의 월평균 이용자는 4800만 명이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동영상 플랫폼은 밀려난 지 오래”라며 “경쟁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고 했다.
네이버TV는 2012년 7월 ‘네이버 TV캐스트’로 출범했다. 초기엔 방송사와 연예기획사 등이 공급한 드라마·예능·스포츠 클립을 보는 서비스였다. 2017년 ‘네이버TV’로 간판을 바꿔 달고 창작자 채널과 구독 기능 등을 강화하며 종합 동영상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혔다.
한때는 유튜브의 국내 독주를 막을 대항마로 거론됐다. 2014년 말 MBC와 SBS 등 주요 방송사가 광고 수익 배분 등을 둘러싸고 유튜브에 방송 클립 공급을 중단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얻었다. TV캐스트의 연간 영상 재생 수는 2014년 13억3000만 회에서 2015년 약 48억 회로 1년 만에 3.6배로 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용자가 많은 곳으로 더 많은 창작자와 콘텐츠, 광고주가 몰리는 ‘네트워크 효과’를 갖춘 유튜브를 꺾을 정도는 아니었다. 유튜브가 국내에 진출하기 전 국내 동영상 서비스 1위 사업자이던 판도라TV도 마찬가지였다. 판도라TV는 이용자가 빠져나간 채 명맥만 유지하다가 2023년 1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국내에선 토종 종합 동영상 서비스를 보기 어렵게 됐다. 라이브 스트리밍 분야의 치지직, SOOP(옛 아프리카TV), 숏폼 분야의 네이버 클립 정도가 남았다. 업계 관계자는 “특화 영역을 파고드는 게 아니고서는 동영상 사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