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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되고 배재고는 안 되고?"…'이중 잣대' 논란 불붙었다
"영화는 영화일 뿐"?…'표현 자유' 논란에 "배제고는 왜" 비판도
영화 '암살자(들)' 역사 왜곡 논란 지속
역사 왜곡 논란에 이중잣대 비판 커져
"영화는 영화일 뿐"?…'표현의 자유' 옹호도
일각 "배재고 왜 징계했나" 반발도
영화 '암살자(들)' 역사 왜곡 논란 지속
역사 왜곡 논란에 이중잣대 비판 커져
"영화는 영화일 뿐"?…'표현의 자유' 옹호도
일각 "배재고 왜 징계했나" 반발도
'암살자(들)'은 허진호 감독의 신작으로,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추석 연휴 기간 140만 7천여 명이 관람하며 단숨에 국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영화 속에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중앙정보부가 사건을 기획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가설이 담기면서 논란이 커졌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28일 제작사에 공식 사과와 상영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같은 논리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이른바 '배재고 사태'를 거론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작성자는 "그럼 배재고 사태 때는 왜 징계했나. 응원은 응원일 뿐인데"라고 적었다. 창작의 자유를 이유로 영화를 감싼다면, 경기장 응원 구호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했어야 한다는 취지다. 표현의 자유가 사안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배재고 사태는 6월 29일 청룡기 1회전 광주일고전에서 배재고 선수단이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과 연관된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불거졌다. 해당 구호는 지난 5월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 기념일 당일 진행한 '탱크데이' 마케팅과 연관된 것이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7월 배재고 야구부에 6개월 출전정지 처분을 내렸고, 이는 대한체육회 재심을 거쳐 1개월로 감경됐다. 학교는 학생생활위원회를 열어 구호를 주도한 학생 2명에게 중징계, 따라 한 학생 10명에게 경징계를 내렸다. 협회는 지난 1일 선수 2명과 감독, 구호를 제지하지 않은 주심에게까지 각각 출전정지 1개월 처분을 내렸다. 응원을 주도한 학생 2명은 징계와 별개로 선수 생활을 접기로 했다.
다만 두 사안을 같은 선상에 놓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관객이 선택해 관람하는 극영화와, 경기 중 특정 상대 팀을 직접 겨냥한 구호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배재고 징계 역시 표현 내용 자체보다 대회 질서 문란과 상대 팀 비하에 초점이 맞춰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허진호가 감독으로 만든 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교묘하게 비틀어, 마치 육영수 여사 피격의 진짜 배후는 고 박정희대통령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며 "명백한 사실을 비틀어 역사를 왜곡하고 고 박정희대통령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지킬 선이 있다"며 "이번 암살자(들)은 명백하게 그 선을 넘었고,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드시 이에 대한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를 둘러싼 공방은 진영 간 대립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김해 봉하마을 부엉이바위를 소재로 한 '부엉이바위 미는 자들'이라는 합성 이미지까지 나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배후가 있는 것처럼 비트는 내용으로, '암살자(들)'과 같은 방식의 음모론도 표현의 자유로 볼 수 있느냐는 반발 심리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존 인물의 죽음을 둘러싼 음모론이 진영을 바꿔 가며 재생산되는 셈이다. 이를 두고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이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논쟁의 핵심은 실화를 소재로 한 창작물에 어디까지 상상력을 허용할 수 있느냐다. 파급력이 큰 대중 콘텐츠가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표현의 자유가 선택적으로 적용돼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야당 문체위원들은 허진호 감독을 국정감사 증인·참고인으로 부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