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마트 가전매장을 찾은 시민들. 사진=뉴스1
서울의 한 마트 가전매장을 찾은 시민들. 사진=뉴스1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구독의 차별화 포인트로 '관리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단순히 제품값을 나눠 내는 방식에서 벗어나 정기 점검과 세척, 설치·이전, 사후관리까지 묶어 구독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삼성, 신혼·시니어부터 기업까지 '맞춤 케어'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28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구독 서비스 출시 2주년을 맞아 기존 'AI 구독클럽' 브랜드를 '삼성 AI 구독'으로 바꾸고 관련 서비스를 개편했다. 구독 제품의 설치부터 사후서비스(AS)까지 지원하는 '블루패스'에 신혼부부와 시니어 고객을 위한 별도 서비스를 추가했다.

신혼부부와 1인 가구를 겨냥한 '신혼 패스'에는 이사 이후 가전제품의 동작 상태를 점검하는 '이사 안심점검'이 포함된다. 식기세척기와 로봇청소기를 설치하거나 철거할 때 가구장을 원상복구해주는 '가구 원복', 야간이나 공휴일에도 전문 세척팀이 방문하는 '시간맞춤 세척'도 제공한다.

시니어 고객을 위한 '이지케어 패스'도 마련했다. 상담사가 정기적으로 전화해 소모품 교체 시기와 제품 사용법을 안내하고 시니어 고객 전용 상담 채널을 별도로 운영한다. AI 기능이 적용된 가전을 구독해 사용하는 과정에서 겪는 불편까지 관리 영역에 넣은 것이다.

구독료 부담을 낮춘 '방문케어 라이트'도 오는 11월 추가한다. 제품 유형에 따라 엔지니어 방문이나 특화 서비스 횟수를 줄이고 월 구독료를 낮춘 상품이다.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갤러리 프로' 에어컨을 6년 약정으로 구독할 경우 회사가 제시한 예시 기준 월 구독료가 기존 방문케어 9만2000원에서 8만2000원으로 낮아진다.

개인 고객을 넘어 기업 시장에도 진출한다. 삼성전자는 공공기관과 호텔, 의료·금융회사 등을 대상으로 'B2B 삼성 AI 구독'을 새로 출시한다. 기업 고객은 제품을 대량 도입할 때 드는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추고 최대 6년 무상 AS와 시간맞춤 집중케어, 48시간 긴급 출동, 사업장별 엔지니어 담당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판매부터 배송, 설치, 수리까지의 전 구독 과정을 책임지는 블루패스 혁신을 지속하고 삼성 AI 가전으로 편리한 일상을 선사해 앞으로도 차별화된 구독 경험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G도 '전문케어' 전면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LG전자도 최근 가전 구독에서 관리 서비스를 앞세우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시작한 올해 구독 캠페인 이름을 '구독이득'으로 정하고 "가전은 전문케어 받는 구독이 득"이라는 메시지를 내걸었다. 캠페인은 오는 11월까지 TV와 디지털, SNS, 옥외광고 등에서 진행한다.

LG전자가 강조하는 것은 전문가의 정기 방문 관리다. 내시경 카메라 점검과 직수·고압 세척, 스팀 살균, 기계실 분해 세척, 제품 코팅·광택 등 전문 장비를 이용한 관리 서비스를 캠페인에 담았다. 무상 AS와 철거·재설치, 정품 소모품 교체 등도 구독 서비스의 장점으로 소개하고 있다.

고객군별 콘텐츠도 따로 제작한다. '냥집사', '육아부부', '부모님', '싱글족', '신혼부부' 등으로 나눠 가전 관리와 위생, 고장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상황을 각각 보여주는 방식이다. LG전자는 구독을 단순히 비용 부담을 낮추는 방식으로 인식하는 소비자들에게 전문가의 정기 방문 관리 서비스를 알리는 데 캠페인의 초점을 맞췄다.

오성택 LG전자 한국마케팅커뮤니케이션담당 상무는 "그간 가전은 구매 후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지만 전자제품인 만큼 정기적으로 전문가의 관리를 받으면 더 위생적으로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준비한 캠페인"이라고 말했다.

"구독료 부담" 73%…케어 가치 따지는 소비자들

사진=엠브레인
사진=엠브레인
가전업체들이 관리 서비스를 강조하는 가운데 소비자 조사에서도 구독 여부를 결정할 때 '케어'가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1월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6.9%가 "구독료에 포함된 관리·케어 서비스가 충분히 가치 있게 느껴져야 이용 의향이 생긴다"고 답했다.

월 구독료를 고정비로 인식하는 소비자도 많았다. 응답자의 73.4%는 가전 구독이 "잘 관리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고정비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구독 중단 이유에서도 '오히려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응답이 24.7%, '월 납부 금액이 비싸다'는 응답이 18.3%였다.

반대로 실제 이용자들이 만족한 이유는 관리 서비스에 몰렸다. '정기적으로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가 57.6%로 가장 많았고 '신속한 AS'가 41.9%, '전문가의 맞춤형 케어'가 34.6%로 뒤를 이었다.

가전 구독 서비스를 현재 이용하고 있다는 응답은 11.1%였다. 서비스를 '자세히 알고 있다'는 응답은 20.4%였고 TV·냉장고·세탁기 등 대형 가전을 구독 형태로 이용하는 개념이 낯설다는 응답도 68.8%로 나타났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매달 나가는 구독료가 불필요한 고정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며 "가전 구독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서비스 품질 향상과 함께 소비자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시장 확대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