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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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관 재제청을 해야 한다는 법원행정처의 의견에 격노하며 재제청 거부를 밀어붙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은 27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가 법원행정처 등의 의견도 모두 묵살한 독단적 결정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애초 법원행정처는 재제청을 해야 한다고 결론내리고 법원행정처장이 이를 조 대법원장에게 보고했으나, 조 대법원장이 격노하고 기존 제청이 유효하니 재제청 거부 의견으로 다시 정리할 것을 지시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후 법원행정처장은 조 대법원장이 그렇게 격노한 것을 처음 봤다며 고충을 토로했고, 대법관들은 재제청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기류였기에 예상치 못한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 결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번 사태는 제왕적 대법원장에 의한 인사농단이자 전례 없는 격노로 헌법해석의 변경을 요구한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대법원장으로부터 독립된 사법행정조직의 필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대법원장을 향해 "법원행정처의 재제청 의견을 묵살하고 재제청 거부로 입장 정리를 지시했나. 대법관들의 의견을 정식으로 수렴이나 했나. 대법관 후보자들에 대한 사퇴 종용 전화도 조 대법원장의 지시였나"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비겁하게 법원행정처장 뒤에 숨지 말고 국회에 직접 출석해 이번 재제청 거부 사태의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또 법원행정처에는 관련 재제청 의견 검토 문서와 조 대법원장 보고 이후 다시 작성한 재제청 거부 검토 문서를 국회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18일 청와대와 협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보자로 제청했고, 청와대는 열흘 뒤 실질 협의 없는 서면 제청이라며 재제청을 요구했다. 조 대법원장은 22일 재제청을 정당화할 구체적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며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인식으로 헌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에 대한 후속 대응은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이 대통령의 향후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조 대법원장은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인 지난 22일 재제청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격 표명했다.

이에 청와대가 두 차례 언론 공지를 통해 반박했지만, 이튿날인 23일에도 양측이 반박과 재반박을 이어가면서 갈등은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대법관 공백이 장기화할 우려가 커지면서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태를 정리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