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구글 제미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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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마다 기름 냄새 때문에 동서 간에 눈치 싸움하고, 손목 통증으로 병원 신세 지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올해는 시어머니께서 '마트에서 완자랑 튀김 냉동으로 사서 에어프라이어에 돌이자'고 하시더군요. 명절 스트레스가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서울 마포구 주부 이모씨·42)

명절을 앞두고 '냉동 제수용품'의 인기가 뜨겁다. 신선식품 대비 보관이 용이해 명절 한참 전부터 미리 구매해둘 수 있는 데다, 고물가 속 노동력과 비용을 동시에 줄이려는 '실속파'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손 많이 가는 튀김·전골부터"…냉동 제수용품 인기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이마트와 트레이더스의 냉동 제수용품 관련 품목의 매출이 대폭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트레이더스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대용량 구매가 가능한 트레이더스에서는 추석 직전인 9월 17일부터 22일까지 냉동 튀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배 늘었다. 9월 한 달(9월 1~22일) 전체 기준으로 봐도 5매 가까이 급증하며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손이 많이 가는 명절 튀김 요리를 완제품 냉동 상품으로 대체하려는 수요가 폭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 안동점의 냉동 제사음식 판매 매대. 권용훈 기자
이마트 안동점의 냉동 제사음식 판매 매대. 권용훈 기자
아이들 반찬이자 명절 차례상 단골 메뉴인 냉동 돈까스와 완자류도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트레이더스 내 냉동 돈까스는 9월 17~22일 기준 21.6%, 냉동 완자는 11% 증가했다.

이마트에서도 '얼린 명절 음식'이 불티나게 팔렸다. 이마트에서는 차례나 가족 모임용으로 쓰이는 전골 등 냉동 국탕류 매출이 9월 17~22일 기준 43.5% 늘어났다. 9월 한 달 전체로도 20.5% 늘어나며 꾸준한 수요를 보였다.

이 밖에도 이마트의 냉동 돈까스(16.1%), 너비아니 등 냉동 떡갈비(9.8%), 냉동 완자(15%) 등 주요 냉동 제수용 품목 대부분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안팎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명절 전통 차례상. 사진=연합뉴스
명절 전통 차례상. 사진=연합뉴스

'정성'보다 '평화'…변화하는 명절 풍속도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단순한 '편의성 추구'를 넘어 제사 문화의 구조적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에는 명절 직전에 신선한 재료를 사서 온 가족이 붙어 조리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이를 둘러싼 고부 갈등 및 젠더 갈등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에어프라이어나 전자레인지로 간단히 조리할 수 있는 냉동 제수용품이 '가정 평화의 열쇠'로 떠오른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명절 직전에 신선한 재료를 사서 직접 조리하는 것이 당연시됐지만, 최근에는 보관이 용이해 미리 사둘 수 있는 냉동 제수용품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고물가 상황에서 명절 준비 부담을 덜려는 스마트한 소비 패턴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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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