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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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카누 스프린트 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짜릿한 금빛 물살을 가르며 아시아 정상에 섰다. '베테랑' 조광희(32)를 필두로 김효빈, 장상원, 최민규가 팀을 이룬 한국은 24일 일본 아이치현 미요시호 카누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카누 스프린트 남자 카약 4인승(K4) 500m 결승(파이널 A)에서 1분 22초 587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대한민국 선수단이 이번 대회에서 수확한 9번째 금메달이자, '카누의 꽃'으로 불리는 K4 500m 종목에서 한국 카누가 따낸 역사상 첫 금메달이다.

우승까지 피 말리는 접전이 이어졌다. 4번 레인에서 출발한 한국은 첫 250m 구간을 참가국 중 가장 빠른 40초 44의 기록으로 주파하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후반부에는 5번 레인의 중국이 바짝 뒤쫓으며 거세게 추격해 왔다.

마지막 순간까지 접전이 이어졌으나, 한국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중국(1분 22초 842)을 단 0.255초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3위 일본(1분 25초 909)과는 3초 이상 격차를 벌린 압승이었다. 전날 예선 2조에서도 1분 25초 383으로 1위를 차지하며 결승에 직행했던 한국은 본선에서도 완벽한 경기력을 입증했다.

이번 우승은 한국 카누의 '자존심' 조광희의 집념이 만들어낸 결실이기도 하다. 복싱과 육상을 거쳐 카누로 전향한 조광희는 원래 주 종목이었던 남자 카약 1인승(K1) 200m에서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내고 리우와 도쿄 올림픽 준결승에 진출했던 아시아 최강자다. 그러나 2022 항저우 대회부터 주력 종목인 K1 200m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에서 제외되는 악재를 맞았다.

주 종목이 사라지는 변수 속에서 조광희는 포기하지 않고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다인승 종목으로 눈을 돌렸다. 앞서 2018년 대회와 2022년 항저우 대회 K4 500m에서 각각 카자흐스탄과 중국에 밀려 2회 연속 은메달에 머물렀던 그는 세 번째 도전 끝에 중국을 꺾고 마침내 다인승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자신의 5번째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개인 통산 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조광희는 4명이 완벽한 밸런스를 이뤄야 하는 K4 종목에서 묵직한 베테랑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조광희는 "주 종목이 사라진 뒤 다인승으로 전환해 팀원들과 합을 맞추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서로를 믿고 훈련한 결과가 사상 첫 금메달로 이어져 기쁘다"고 밝혔다.

그의 도전은 계속된다. 조광희는 25일 김효빈과 짝을 이뤄 남자 카약 2인승(K2) 500m에 출전, 이번 대회 다관왕 달성에 도전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