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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임영웅' 옷 만든 남성복 거장…이번엔 '엄마 옷' 만든다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로맨틱 테일러링의 대가’ ‘색채의 대가’로 불리는 김 디자이너가 이번에는 40~60대 여성의 일상복에 도전한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KT알파 쇼핑은 다음달 초 김 디자이너의 이름을 내건 여성복 브랜드 ‘드킴 바이 김서룡’을 단독으로 선보인다. KT알파 쇼핑이 상품을 기획·판매하고 김 디자이너가 디자인 방향을 총괄하는 라이선스 브랜드다.
김서룡, KT알파와 여성복 ‘드킴’
김 디자이너는 한국 남성복의 정체성을 세운 1세대 컨템퍼러리 디자이너로 꼽힌다. 계명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대학 시절 독학으로 옷을 만들어 입었다. 친구의 웨딩드레스를 제작해준 일을 계기로 패션업계에 발을 들였다. 웨딩드레스에 이어 신랑의 턱시도를 만들세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남성복으로 영역을 넓혔다.2001년 서울패션위크에 데뷔한 뒤 50회 가까운 패션쇼를 열었다. 라이브 연주를 접목하고 테니스 코트를 런웨이로 바꾸는 등 파격적인 무대 연출로도 이름을 알렸다. 정교한 테일러링에 강렬한 색과 소재를 결합하는 것이 그의 장기다. 2019년에는 한국디자이너패션어워즈 최우수디자이너상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다.
런웨이 미학을 편한 일상복으로
그런 그가 고가 남성복과 스타들의 무대 의상을 넘어 홈쇼핑 여성복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은 패션 유통의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 홈쇼핑 패션은 저렴한 가격과 여러 벌로 구성된 상품을 앞세웠다. 최근에는 유명 디자이너의 이름과 디자인 철학을 적용한 라이선스 브랜드가 핵심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단순히 옷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디자이너의 경력과 제작 철학까지 상품의 가치로 활용하는 방식이다.김 디자이너에게 홈쇼핑은 낯선 무대가 아니다. 2017년 GS샵과 ‘K 바이 김서룡’을 선보이며 여성복 시장에 진출했다. 프리미엄 아우터 방송에서는 약 30분 만에 최고 9억원의 주문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런웨이에서 다져온 디자인이 대중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드킴은 김서룡 특유의 실루엣과 색채를 일상복에 맞게 풀어낸다. 브랜드명은 ‘~의’를 뜻하는 프랑스어 ‘de’에서 따왔다. 몸의 선을 살리면서도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핏과 다양한 소재의 조합을 앞세워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옷’을 원하는 40~60대 여성을 겨냥했다.
관건은 유명 디자이너의 이름에 걸맞은 품질이다. 라이선스 브랜드는 대중성을 확보하는 대신 제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디자이너 본래 브랜드의 가치까지 훼손할 수 있다. 김 디자이너가 단순히 이름만 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디자인 디렉팅을 직접 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스타들이 입는 옷과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일상복 사이의 거리는 멀어 보이지만 김 디자이너에게는 옷을 통해 착용자의 매력을 끌어낸다는 점에서 같은 작업이다. 싸이와 BTS를 무대에서 빛나게 한 그의 실루엣이 이번에는 4060 여성의 안방과 일상으로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김서룡 디자이너는 누구
1995년 웨딩 브랜드 ‘레지옹 마리’로 패션계에 입문해 이듬해 ‘김서룡옴므’를 출시했다. 2001년 서울패션위크에 데뷔했으며 2013~2014년 뉴욕 ‘컨셉코리아’에 참가했다. 2019년 한국디자이너패션어워즈 최우수디자이너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