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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찾다 나온 통…600년 전 '韓 가장 오래된 총'이었다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 21일 공개
2023년 육군 지뢰탐지 작전 중 발견
명문 28자에 제작 연월·무게·장인 이름
보물 총통보다 118년 이상 앞서
2023년 육군 지뢰탐지 작전 중 발견
명문 28자에 제작 연월·무게·장인 이름
보물 총통보다 118년 이상 앞서
국가유산청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는 21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공개회를 열고 이 유물의 조사 성과를 발표했다. 연구소는 "현존하는 우리나라 화약무기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몸체에 새겨진 글자 28자에 만든 때와 무기 이름, 무게, 감독한 관리와 장인의 이름까지 적혀 있다. 출토지가 분명하고 제작 시기와 제작 주체까지 글자로 확인되는 고려 말~조선 초 화약무기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물은 2023년 11월 육군 부대가 금성산 등산로 공사를 앞두고 지뢰 탐지기로 지뢰를 찾다가 발견됐다. 화통은 9부 능선 바위 아래 10㎝ 깊이에 있었다. 부대는 엿새 뒤 국가유산청에 매장유산 발견 신고를 했다.
금성산에는 고려·조선시대 산성이 있었고, 왜구를 막는 요충지였다. 발견 지점 인근에서는 조선시대 화약무기인 비격진천뢰가 나온 적도 있다. 연구소는 이후 3년 동안 컴퓨터단층촬영(CT)과 X선 촬영, 성분 분석을 하고 여덟 차례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진위와 제작 시기를 검증했다.
관청 실무를 맡던 하급 관직인 녹사(錄事)는 고려 말과 조선 초에 무기 제조 관청인 군기감에 배치돼 무기 주조를 담당했다. 국가유산청은 "감조(監造)와 녹사라는 명문은 당시 국가가 무기의 감독과 제작을 체계적으로 관리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황자'는 천자문 순서(天地玄黃)로 물건을 분류하던 고려·조선의 방식에서 나온 이름이다.
어느 쪽이든 국내에서 발견된 화약무기 중 가장 이른 시기다. 지금 보물로 지정된 총통류 14건 16점은 모두 16세기 제작품이고, 가장 이른 천자총통(국립진주박물관)이 1555년 것이다.
화통(火筒)은 화약을 터뜨려 화살이나 탄알을 쏘는 통 모양 무기를 고려 말~조선 초에 부르던 이름이다. 세종 이후에는 총통(銃筒)이라는 말이 주로 쓰였다. 당시 주력 무기였던 활보다 사거리와 파괴력이 크게 앞섰다. 이 화통은 발사체가 나가는 총부리, 화약을 채우는 약통, 나무 자루를 끼우는 모병 세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자루를 끼워 한 사람이 들고 쏘는 소형 개인 화기로, 조선 전기 소형 총통인 삼총통·신제총통과 비슷한 방식으로 화살을 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황자화통은 오는 23일부터 11월 22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발견 유물 속보전에서 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오는 12월 대한민국 국제지상군방위산업전에 이 유물을 출품하고, 제작 시기를 좁히기 위한 추가 연구와 보물 지정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