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동탄 국평 20억인데…'삼전닉스' 보유한 평택·이천은 왜? [최원철의 미래집]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동탄은 약 18% 상승하며 도내 전체 1위를 기록했고 분당(13.69%), 용인 수지(14.44%) 등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로의 출퇴근이 용이한 지역들은 대부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정작 실제 공장이 있는 평택은 2.81% 하락했고, 이천도 5.10% 떨어졌습니다. 똑같은 셔세권인데 왜 이런 극단적인 차이가 났을까요.
실수요자인 산업단지 인근 30·40세대 부부들이 주거지를 선택할 때 단순히 '셔틀버스가 다니느냐'만 따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분당이나 동탄2신도시처럼 제대로 된 도시 형태를 갖췄는지가 핵심입니다. 동탄의 경우 GTX-A 노선과 연결돼 강남까지 20분이면 닿을 수 있고, 동탄역 자체에 백화점이 입점해 있어 서울에 가지 않아도 명품 쇼핑, 문화센터, 아이들 체험 교육 등 최고 수준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습니다. 용인 수지나 분당 역시 지역 전체가 새로운 신도시로 개발돼 교육·문화시설이 집중돼 있고, 공원 등 주거 여건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습니다. 결국 이 같은 인프라가 가격 폭등을 이끌었습니다.
반면 평택시는 고덕국제신도시가 조성 중이지만 기존 구도심과 혼재돼 있고 교통 여건도 획기적으로 좋은 편은 아닙니다. 아무리 '직주근접'이라 해도 자녀를 양육하며 편안한 주거 생활을 영위하기엔 부족함이 많습니다. 이천시 역시 체계적인 신도시 인프라 없이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 단지들이 농촌 사이사이에 배치된 형태여서 교육이나 생활 여건 자체가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러한 양극화는 GTX 역세권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동탄역은 백화점과 다양한 문화·교육·의료 시설이 밀집해 도심 한복판 같은 완벽한 생활 인프라와 연결됩니다. 반면 파주 GTX 역 주변은 상업·지원 용지 분양이 지연되면서 텅 빈 곳이 많습니다. 덩그러니 아파트 단지만 모여 있어 퇴근 후 바로 집으로 향하게 되는, 그야말로 '스쳐 지나가는' 역세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들은 향후 신도시 개발 방향에 명확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국내 현실과 맞지 않는 유럽이나 미국 사례, 여전히 오프라인을 선호하는 일본의 사례는 굳이 참고할 필요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똑같은 역세권을 개발하더라도 '직주락(직장·주거·오락)'이 완벽하게 갖춰진 역세권을 우선 개발하고, 그 주변으로 아파트 단지들이 배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복합 역세권 개발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이 바로 홍콩 공항철도 역사입니다. 홍콩 공항철도가 정차하는 칭이, 구룡, 센트럴역 등 3곳은 세계 최고의 TOD(대중교통 지향형 도시개발)로 꼽힙니다. 공항 철도 위에 지하철, 쇼핑몰, 백화점 그리고 55층 규모의 초대형 아파트 단지들이 완벽하게 집결돼 있습니다. 특히 구룡역에는 108층 규모의 ICC 타워를 비롯해 중국 본토를 잇는 고속철도역과 남부지역행 고속버스터미널까지 통합돼 있습니다. 필자는 시장이나 도·시의원 대상 해외연수 교육을 진행할 때 이 현장을 직접 체험하게 하며 성공 요인을 짚어주고 있는데, 실제로 경기도 내 일부 지역은 이러한 방향으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제 '셔세권'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무조건 직주근접성이 뛰어나고 살기 좋다고 평가받을 수는 없습니다. 단지형 아파트에서 나고 자란 이른바 '아파트 세대'가 부모가 됐습니다. 이들은 역세권에 다양한 문화, 교육, 의료 인프라가 완벽하게 갖춰져야만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주거지라 판단합니다. 동탄역 주변 아파트 '국평(국민 평형)' 가격이 20억원을 넘어선 것이 그 증명입니다. 주거 인프라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닥치고 공급'만 밀어붙였을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지금의 부동산 시장이 분명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연세대 미래부동산개발 최고위과정 책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