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 연방준비제도가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려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조이기 시작했습니다.

연준의 긴축 압력에 반도체 종목에 대한 매도가 이어지며 코스피 지수는 소폭 하락했지만, 코스닥은 기관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로 이틀째 반등을 이어갔습니다.

시장 진단, 증권부 취재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우리 시장은 반등 배경을 짚어보죠.

<기자>
외국인이 2조 3천억 원 가까운 순매도를 보였지만 기관이 순매수로 돌아서며 지수를 떠받쳤습니다.

SK하이닉스가 장 초반 1% 넘게 오르다 하락 전환하는 등의 영향으로 코스피 지수는 약보합권, 6700선 안팎의 좁은 박스권에 묶였습니다.

하지만, 코스닥 시장은 로봇 관련주를 비롯해 중대형주에 대한 매수세가 살아나며 하루 전보다 0.76% 올랐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속에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장중 1383원선까지 뛰는 등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변동도 커졌습니다.

<앵커>
미 연준의 결정 내용부터 정리해 보죠. 인상 자체는 어느 정도 예고돼 있었는데,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발언이 생각 이상으로 강했다고요?

<기자>
네, 미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연방기금금리 범위를 연3.75에서 4.00%로,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11차례의 금리 인상을 마쳤던 2023년 7월 이후 처음 인상 사이클에 올라탄 겁니다.

지난주 금요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에너지 가격을 제외하고도 전년 대비 3.4%로 견고했기 때문입니다.

함께 공개한 점도표에서 케빈 워시 의장을 제외한 18명의 위원들은 올해 연말까지 1차례, 내년까지 연 4.1%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식지 않은 인플레이션이 결국 연준의 입장을 돌려세운 건데, 시장 전체에 매도 압력을 키운 건 향후 12개월 내의 통화 정책에 대한 언급을 피해왔던 케빈 워시 의장의 발언이 단초가 됐습니다.

<앵커>
케빈 워시 의장은 스스로 ‘가이던스를 내놓는 일은 하지 않는다'라면서 시장에 신호를 주는 걸 피해왔는데.. 오히려 더 강한 발언들이 쏟아졌다고요?

<기자>
이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들이 연준 성명서와 기자회견에서 주목할 표현이 2개가 있습니다.

미 연준은 성명서에 타임리어(Timelier), 그러니까 이번 인상으로 "2% 물가 목표로의 보다 신속한 복귀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썼는데요.

뒤집어 읽으면 지금 속도는 너무 늦다, 시간표를 당기겠다는 선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워시의 기자회견 답변이 결정타가 됐는데, "완화 기조 한 겹을 제거했다(removed a dose of accommodation)"는 독특한 표현입니다.

잭슨홀에서 이미 매파임을 시사한 워시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오랫동안 높았다”, “금융여건을 긴축적이라고 묘사하기는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양파 껍질처럼 한 겹이 더 남아있을 수 있다,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히면서, 이날 미 10년물 금리를 2007년 이후 최고치인 연 5.04%를 재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문제는 우리 시장입니다. 특히 그간 증시를 끌어온 반도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 부담이 이어진다면 우리 기업들에 대한 밸류에이션도 깎이는 것 아닐까요?

<기자>
막대한 회사채 발행은 대형 기술기업 등 인공지능 인프라 기업에 부담이 된다는 진단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주요 인공지능 관련 20개 기업의 회사채 발행액이 지난해말 기준 1580억 달러로 전년대비 약 3배, 올해 2,570억 달러 수준에 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장기 만기를 둔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같은 규모를 빌리더라도 기간에 따른 위험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는 건데요, 하지만 현재 수준의 금리 인상이 당장의 위험성을 터뜨릴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골드만삭스는 약 25bp 수준의 금리 인상에도 빅테크의 AI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김종학기자 jhkim@hankyungtv.com
美 긴축 전환..."워시, 예상보다 더 매파적" [증시긴급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