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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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350여 명이 사는 영국의 한 작은 마을이 주민 투표를 거쳐 영국에서 독립을 선언했다. 이는 마을 인구의 4배에 가까운 이민자를 마을 인근에 수용하겠다는 영국 정부의 계획에 항의하는 취지다.

BBC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셔주 피딩턴 마을에 사는 주민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주민 투표를 치르고 찬성 285표, 반대 26표로 영국에서 독립하기로 결정했다.

투표는 영국 정부가 인근에 있는 국방부 소유 부지를 개조해 남성 망명 신청자 최대 1256명을 이곳에 임시 수용하려는 계획을 내면서 이뤄졌다. 주민들은 "이민자 수가 마을 주민 수보다 거의 4배나 많아 범죄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며 정부 계획에 반발하고 나섰다.

마을 주민 허버트 오언(76)은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이는 피딩턴만의 문제가 아니라 영국 전체의 문제다. 정부가 나라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이들을 수용소에 보내든 어디에 보내든 사람들의 삶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 자치 기구인 교구 의회가 주도한 이번 투표 결과는 법적 효력이 없고 주민들의 우려를 정부에 드러낸다는 상징만을 지니게 된다. 그럼에도 주민들은 독립 투표를 가결한 뒤 마을 입구에 '피딩턴 공국'이라는 이름이 적힌 표지판을 세웠다.

팀 맥널리 피딩턴 교구 의회 의장은 "이번 투표는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좋은 예시이며 정부는 변해야 한다. 우리의 사고방식에 맞춰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투표 결과와 관련해 이민 문제에 관한 주민들의 감정을 이해한다면서도, 지역 사회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살펴보겠지만, 전국 모든 지역에 공평한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의사를 나타냈다.

리사 낸디 문화장관 역시 "다른 방법은 이미 (이민자를 받아들여) 규모가 4배로 커진 다른 지역에 더 많은 부담을 주는 것인데 이는 불공평하다"며 계획을 재검토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다만 낸디는 "난민 신청 건을 훨씬 더 신속하게 처리해 이곳에 있을 권리가 없는 이들을 추방하고 있다. 우리가 물려받은 난민 문제의 혼란을 수습하는 동안에도 이 나라로 오는 사람을 수용할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