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토마토시스템 최대주주. /사진=한경DB
이상돈 토마토시스템 최대주주. /사진=한경DB
미국 시장에서 원격의료를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토마토시스템이 해당 사업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한 뒤 2년 반 동안 거액의 자금을 투입하고도 부진한 성과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총회 당시 공언했던 가입자 확보와 흑자 전환 목표는 공수표에 그쳤고, 수십억원을 투입한 현지 자회사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토마토시스템은 2024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원격의료 사업 등을 정관상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당시 회사는 공시 서류를 통해 원격환자모니터링(RPM)과 원격의료 서비스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2025년 실사용자 1만명을 확보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사용자 유입을 통해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공시로 확인된 미국 현지 종속회사 '사이버엠디케어(CyberMDCare Corporation)'의 실제 경영 성적표는 부진하다. 사이버엠디케어의 연간 매출액은 2024년 1362만원, 2025년 1억 4535만원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수익성이다. 2024년엔 4억6938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엔 손실 규모가 15억8308만원으로 3배 이상 확대됐다. 올 상반기에도 순손실 5억8383만원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이 누적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사이버엠디케어는 자산총계 12억8053만원에 부채총계 36억4086만원의 완전 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올 6월 말 기준으로는 순자산이 마이너스(-) 31억4219만원으로, 지난해 말(-23억6033만원)보다 더 악화됐다.

더 큰 문제는 이 해외 법인에 토마토시스템의 자산이 유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토마토시스템 별도재무제표 주석에 나타난 사이버엠디케어에 빌려준 토마토시스템의 대여금 잔액은 올 6월 말 기준 32억446만원이다.

현금으로 빌려준 돈 이외에 원격진료 플랫폼 개발 등 소프트웨어 용역을 제공하고 받지 못한 외상값(매출채권)도 11억1377만원에 달한다. 토마토시스템이 사이버엠디케어로부터 못 받은 채권 규모는 43억1823만원으로, 지난해 이 회사의 연간 연결기준 매출액(272억6000만원)의 15.84%에 달한다.

토마토시스템도 채권 회수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고 있다. 토마토시스템은 올 6월 말 해당 채권에 대해 10억8800만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 사이버엠디케어로부터 못 받은 돈을 본사의 비용으로 처리했다는 뜻이다.

회사 측은 정관 변경 당시 "사업 초기 단계로 단기간 내 큰 매출 발생은 쉽지 않으며, 지속적인 서비스 고도화와 실사용자 확충을 통해 5년 내 안정적인 흑자 구조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서비스 사용자 수나 유료 계약 규모 등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신사업의 부진과 함께 본업도 흔들리고 있다. 토마토시스템은 2024년과 2025년 각각 34억1000만원과 23억7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엔 2억61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남겼지만, 사이버엠디케어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전과 비교하면 이익 규모가 크게 쪼그라든 수준이다. 2022년엔 영업이익이 74억5700만원에 달했고, 2023년에도 28억2500만원이었다.

소액주주 플랫폼 헤이홀더의 허권 대표는 "신사업이 부진할 수는 있지만, 자회사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황에서도 자금 지원이 계속되는 건 별개의 문제"라며 "토마토시스템의 이사회가 추가 투자의 타당성과 회수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손실을 통제할 기준을 마련했는지 주주들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