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포괄적 감독 체계를 마련하는 ‘클래리티(clarity·명확성)법’ 입법이 상원에서 무산됐다. 암호화폐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 클래리티법이 입법에 실패하자 비트코인과 관련 기업 주가가 급락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의 클래리티법 표결 결과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법안 진행에 필요한 찬성표(60표)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고 공화당에서도 이탈표가 나왔다.
법안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디지털자산 산업을 감독할 핵심 권한을 부여하고, 암호화폐거래소를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 부결의 가장 큰 원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 일가의 암호화폐 사업이 지목됐다. 민주당 측은 이해충돌 문제를 제기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의원은 “전국의 노동자 가구가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수십억달러의 가상자산 이익을 챙기게 하는 가상자산 법안을 통과시켜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자”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의 이자 지급 허용 문제도 막판 변수로 작용했다.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이자를 지급하면 예금이 줄어들어 은행 운용 자산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재무부는 최종안에 ‘필요할 경우 암호화폐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이자·수익 지급을 제한할 수 있다’는 문구를 추가했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은행 단체들은 ‘대규모 예금 유출이 발생한 뒤에야 작동하는 서킷브레이커는 실질적인 보호 장치가 될 수 없다’는 내용의 서한을 상원 지도부에 전달했다. 블룸버그는 “높은 이자를 제시하는 가상자산 기업으로 예금이 이동할 가능성을 미국 지역 은행들이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법안 부결로 비트코인은 하루 새 4.2%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이날 나스닥시장에서 10.10% 이상 하락했고,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인터넷그룹도 11.41%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