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인구 감소에 투자 어려워
에버랜드 10년간 놀이기구 도입 '0'
기후 변화·대체재 증가 등 3중고
국내 양대 테마파크인 에버랜드와 롯데월드가 성장 정체에 직면했다. 저출생으로 주요 고객층인 청소년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이는 대형 어트랙션(놀이기구) 투자를 어렵게 해 경쟁력이 더욱 약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름과 겨울이 길어진 기후변화와 야구장, 대형 쇼핑몰 등 대체재가 증가한 것도 악재다.
16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에버랜드 입장객은 472만7000명으로 전년(559만8000명)보다 15.6% 감소했다. 롯데월드 입장객은 505만5000명으로 같은 기간 3.8% 줄었다. 에버랜드는 최대 흥행 지식재산권(IP)이던 자이언트판다 ‘푸바오’가 2024년 중국으로 반환되자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롯데월드에 입장객 수 기준 선두 자리를 내줬다.
2010년대 초반 정점을 찍은 국내 테마파크는 오랜 기간 투자 부진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에버랜드는 개장 40주년인 2015년 썬더폴스를 선보인 이후 10년 동안 대형 어트랙션을 도입하지 않았다. 대표 롤러코스터 모니모러쉬도 올해 운행 18년째를 맞아 노후화했다. 롯데월드도 2016년 플라이벤처 이후 작년까지 500억원 이상 대형 신규 어트랙션을 도입하지 않았다.
디즈니랜드처럼 강력한 자체 IP가 없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테마파크업계는 자체 캐릭터를 강화하는 대신 외부 캐릭터 협업과 계절 축제로 매 시즌을 채웠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산리오와 케이팝데몬헌터스 IP를 도입했고, 롯데월드는 포켓몬스터 테마 존 등을 운영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IP 협업은 어트랙션 투자 대비 적은 비용으로 단기 화제성을 높일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은 고육지책”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테마파크와 비교하면 국내 테마파크의 부진은 더 두드러진다. 세계테마파크엔터테인먼트협회(TEA)에 따르면 에버랜드의 글로벌 테마파크 순위는 2015년 14위에서 2024년 20위로 떨어졌다. 롯데월드는 같은 기간 16위에서 23위로 내려앉았다. 일본 도쿄 디즈니랜드와 오사카 유니버셜스튜디오가 각각 2, 3위 자리를 유지한 것과 대비된다. 도쿄 디즈니랜드는 2024년 약 3200억엔을 투입한 신규 테마 존 ‘판타지 스프링스’를 여는 등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에버랜드는 대형 어트랙션 투자 대신 사파리와 정원 등 생태형 콘텐츠 확대를 돌파구를 찾고 있다. 올해 50주년을 맞아 120만 송이 튤립 정원, 리뉴얼한 사파리, 서커스 등 체류형 콘텐츠를 선보였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강화해 가족 단위 방문객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월드는 올해 대규모 어트랙션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4월 넥슨과 손잡고 인기 게임 메이플스토리 세계관을 현실 세계로 옮긴 ‘메이플 아일랜드’ 테마 존을 열었다. 관련 신규 어트랙션도 3개 선보였다. 단기 팝업 형태가 아니며 10년간 상설 운영한다.
대형 어트랙션 ‘콩X고질라: 더 라이드’도 도입했다. 역대 최대 투자액인 55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메이플스토리와 콩X고질라는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데다 해외 팬덤도 탄탄한 IP인 만큼 2030세대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