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의 바닥과 벽, 가구를 각각 고르던 인테리어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개별 자재의 디자인보다 집 전체의 색상과 무늬, 질감을 하나의 콘셉트로 연결하려는 소비자가 늘면서다. 업체들도 가구와 바닥재에 같은 계열의 패턴을 적용하고 자재의 폭을 넓혀 이음새를 최소화하는 등 ‘심리스 인테리어’ 시장 공략에 나섰다.

11일 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한솔홈데코는 바닥과 벽, 가구를 하나의 디자인으로 연결하는 ‘심리스 인테리어 솔루션’을 강화하고 있다. 가구 소재부터 인테리어 필름, 바닥재와 벽장재까지 생산하는 강점을 활용해 서로 다른 제품의 색상과 패턴을 연계하는 전략이다.
KCC글라스 홈씨씨의 펫테리어 바닥재 ‘숲 도담’.  KCC글라스 제공
KCC글라스 홈씨씨의 펫테리어 바닥재 ‘숲 도담’. KCC글라스 제공
대표 제품은 맞춤형 가구에 사용되는 ‘한솔 스토리보드’다. 지난 3월 월 판매량 20만 장을 넘어서며 2017년 출시 이후 최대 기록을 세웠다. 출시 초기 월 3000장과 비교하면 약 9년 만에 67배로 증가했다. 약 2만 개 주방가구를 제작할 수 있는 물량이다.

한솔홈데코는 최근 스토리보드의 오크 패턴을 딥브라운과 딥그레이, 내추럴 등 다양한 색조로 세분화했다. 스톤·패브릭·메탈·가죽 등의 질감도 구현했다. 스토리보드와 같은 무늬를 적용한 ‘한솔 스토리필름’을 함께 운영해 가구와 주변 벽면, 도어를 같은 디자인으로 꾸밀 수 있도록 했다. 바닥재도 가구와 조화를 이루도록 개편했다. 합판 강마루 ‘울트라’는 스토리보드의 오크 패턴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색조를 구성했다. 가구와 바닥 사이의 미묘한 색감 차이를 줄여 공간 전체가 하나의 콘셉트로 이어지도록 한 것이다.

자재의 이음새를 감춰 하나의 넓은 면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동화자연마루는 타일형 강마루 ‘진 그란데 스퀘어’에 ‘히든 엣지’ 기술을 적용했다. 마루 측면을 표면과 비슷한 색으로 마감해 시공 후 목재 단면이 드러나는 것을 줄이는 방식이다. 대리석과 트라버틴 등 고급 석재의 무늬가 마루 사이에서 끊겨 보이지 않아 대형 타일을 깔아놓은 듯한 효과를 낸다.
현대L&C의 벽장재 ‘보닥월’.  현대L&C 제공
현대L&C의 벽장재 ‘보닥월’. 현대L&C 제공
현대L&C도 벽장재 ‘보닥월’ 전 제품의 폭을 기존 590㎜에서 900㎜로 넓혔다. 제품 폭이 넓어지면 벽면의 자재 연결 부위를 줄일 수 있어 대형 석재를 붙인 듯한 ‘빅슬랩’ 디자인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 디자인도 2020년 출시 당시 30여 종에서 최근 470여 종으로 15배 이상 늘렸다. 원목과 대리석뿐 아니라 회벽·메탈·레더·패브릭 등으로 선택 폭을 넓혔다.

현대L&C의 바닥재 ‘소리지움 5.0’ 역시 천연 소재를 닮은 디자인을 강화했다. 올해 초 제품군을 스톤 6종과 우드 4종 등 총 10종으로 재편하고, 인쇄 무늬와 표면 굴곡을 일치시키는 ‘동조 엠보’ 기법을 적용했다. 대표 제품인 ‘그레이스 스톤’에는 900×900㎜ 크기의 대형 패턴을 넣어 넓은 공간에 시공해도 같은 무늬가 반복적으로 보이는 현상을 줄였다. 올해 소리지움 5.0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2% 증가했다.

공사비 상승으로 부분 리모델링 수요가 늘면서 기존 가구와 벽의 색상을 통일하는 인테리어 필름도 주목받고 있다.

KCC글라스 홈씨씨는 최근 ‘비센티 인테리어필름’에 신규 디자인 146종을 추가해 총 403종으로 확대했다. 회반죽의 입체감을 살린 ‘딥 엠보’와 인쇄 무늬에 표면 굴곡을 맞춘 ‘동조 엠보’를 적용해 기존 자재를 철거하지 않고도 원목·회벽 느낌으로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업체들은 소비자가 여러 자재의 조합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체험 공간도 확대하고 있다. 한솔홈데코는 서울 구로구 직영 쇼룸 ‘더 한솔홈데코’에서 가구 소재와 바닥재, 벽장재, 인테리어 필름을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자연광과 주백색 등 조명에 따라 자재의 색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LX하우시스의 ‘취향의 발견’ 전시공간.  LX하우시스 제공
LX하우시스의 ‘취향의 발견’ 전시공간. LX하우시스 제공
LX하우시스는 서울 강남구 ‘LX Z:IN 플래그십’에 ‘취향의 발견’을 주제로 실제 주거 공간을 구현했다. 녹색 계열의 주방가구와 인조대리석 상판을 조합하고 거실에는 회벽 패턴 벽지와 스톤 바닥재를 적용했다. 주방 상판에 사용한 인조대리석 ‘하이막스’는 가공성이 뛰어나 천연 석재로 표현하기 어려운 곡면을 구현할 수 있고, 연결 부위의 틈새를 최소화해 매끄럽게 마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는 예쁜 바닥재나 가구 하나를 고르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 전체의 색상과 질감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를 살펴본다”며 “자재 간 경계를 줄이고 집 전체를 하나의 콘셉트로 구현하는 제품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