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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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누적 임금체불액이 3871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홈플러스에서 발생한 누적 임금체불액은 3871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단일 기업 최대 규모로 꼽혔던 대유위니아그룹의 전체 누적 임금체불액 1197억원의 세 배를 웃돈다.

홈플러스는 고용노동부의 체불액 청산 지도 등에 따라 이 가운데 3207억원을 지급했다. 누적 체불액의 82.8%가 청산된 셈이다. 하지만 나머지 664억원, 전체의 17.2%는 지난달 말까지 지급되지 않았다.

특히 최근까지 정상적인 임금 지급에 차질이 이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미청산액 가운데 513억원은 올해 7~8월 임금이다. 7월에는 근로자 9874명의 임금 263억원, 8월에는 9016명의 임금 250억원을 제때 지급하지 못했다. 여기에 퇴사자 퇴직급여 129억원과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22억원 등이 남아 있다.

누적 체불액을 두고 홈플러스의 유동성 문제가 상품 공급이나 채권자 변제에 그치지 않고 근로자의 임금 지급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회생기업이 영업을 유지하려면 상품 조달과 점포 운영뿐 아니라 직원에게 정상적으로 임금을 지급할 수 있는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퇴직급여 적립 상황도 변수다. 김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납입해야 할 퇴직급여 적립금은 확정급여형(DB) 4661억1000만원, 확정기여형(DC) 2284억8000만원이다. 그러나 실제 납입액은 DB형 3728억3000만원, DC형 1963억5000만원에 그쳤다. 적립률은 각각 79.9%, 85.94%다. 법정 최소 적립 기준인 100%에 미치지 못한다.

필요 적립액과 실제 납입액을 단순 비교하면 부족분은 DB형 약 932억8000만원, DC형 약 321억3000만원으로 총 1254억원 수준이다.

다만 이 부족분을 현재 발생한 임금체불액과 동일한 성격의 채무로 볼 수는 없다. 그렇지만 회생이 예상보다 길어지거나 영업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도 퇴사자 퇴직급여 129억원이 미청산 체불액에 포함돼 있는 만큼, 향후 인력 이탈이나 추가 퇴직이 늘어나면 회사의 현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홈플러스 회생 절차는 이달 중대한 고비를 넘겼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일 관계인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조 100%, 회생채권자조 75.90%, 주주조 100%의 동의를 얻은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법원은 계획에 따른 변제가 정상적으로 수행되기 시작하면 회생절차를 종결한다는 방침이다. 반대로 변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인가 후 폐지'를 거쳐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영업망도 다시 가동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13일 임시휴업했던 대형마트 67개 점포를 정식 재개장했다. 앞서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확보한 뒤 점포 운영을 재개한 것이다. 정부도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근로자와 협력업체 지원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다만 점포 문을 다시 여는 것과 경영 정상화는 다른 문제다. 영업을 지속하면서 매입대금과 인건비 등 운영비를 감당하고, 동시에 회생계획에 따른 채권 변제까지 수행할 수 있는 현금흐름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두 달 연속 대규모 임금체불이 발생했다는 점은 영업 정상화 과정에서 인건비 지급 능력을 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의원은 "역대 최대 규모의 임금체불과 퇴직급여 충당금 부족 사태로 수많은 노동자의 생존권이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며 회생계획 추진 과정에서 임금채권 보호와 대량 실직에 대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