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누들 존에는 온우동 육수뿐 아니라 마라탕 백탕 육수, 쌀국수 육수까지 갖춰져 있다. /사진=박상경 기자
라이브 누들 존에는 온우동 육수뿐 아니라 마라탕 백탕 육수, 쌀국수 육수까지 갖춰져 있다. /사진=박상경 기자
"보통 뷔페 국수 코너에는 우동이나 쌀국수 정도만 있잖아요. 여기는 온우동 육수뿐 아니라 마라탕 백탕 육수까지 갖춰져 있고, 분모자나 푸주 같은 마라탕 재료도 다양해서 직접 취향대로 끓여 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지난 12일 찾은 애슐리퀸즈 NC송파점. '라이브 누들 존' 앞에서 숙주와 청경채, 면을 그릇에 담아 조리기에 건네던 20대 대학생 A씨는 "요즘 입맛에 딱 맞춘 구성이라 골라 먹는 맛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물가 고공행진에 '중저가 뷔페' 부활…키워드는 '취향 맞춤형 DIY'

다양한 DIY 콘텐츠가 있다. /사진=박상경 기자
다양한 DIY 콘텐츠가 있다. /사진=박상경 기자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며 뷔페 시장의 지형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하며 두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외식 물가 역시 2.7% 오르는 등 가계의 외식비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다.

이러한 물가 부담 속에 뷔페 시장은 20만원을 웃도는 특급호텔의 '스몰 럭셔리'와 1만~3만원대 '가성비 뷔페'로 양극화되고 있다. 특히 한 끼에 식사와 디저트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중저가 뷔페 레스토랑이 제2의 전성기를 맞으며, 업계 주요 4개 사의 연간 합산 매출이 1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주목할 점은 부활한 뷔페의 운영 전략이다. 단순히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쌓아두고 먹는 방식을 넘어,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대로 메뉴를 완성하는 'DIY(Do It Yourself)' 모델을 전면에 배치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획일화된 메뉴판 대신 '나만의 레시피'를 직접 구현해보는 경험 소비 트렌드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인 셈이다.

아사이볼부터 자동화 누들까지

이러한 외식업계 트렌드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최근 공간과 메뉴를 전면 개편한 애슐리퀸즈 NC송파점이다. 이랜드이츠는 1년 새 점포 수를 30% 늘려 연내 150개점 확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권별 특화 매장 전략의 상위 모델 격으로 송파점을 리뉴얼했다. 매장 면적을 기존 200평에서 350평으로 약 75% 넓히고 메뉴 가짓수도 30%가량 늘렸다.

현장에서 확인한 매장의 차별점은 단연 셀프 조합 코너였다. 일반 매장과 달리 자동화 기기로 동선을 최적화한 '라이브 누들 존'은 온우동과 쌀국수 외에도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대중화된 마라탕 백탕 육수와 토핑을 갖췄다.
아사이볼 존. /사진=박상경 기자
아사이볼 존. /사진=박상경 기자
디저트 코너의 '아사이볼 존' 역시 전문 숍에서 유행하는 헬시 플레저 메뉴를 뷔페식으로 끌어안았다. 아사이베리 베이스나 요거트 위에 과일, 그래놀라, 아사이 아이스크림 등을 얹어 커스텀할 수 있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줄을 섰다. 취향껏 속을 채우는 포크 포켓 브레드, 오픈 샌드위치 존은 물론 비빔밥 코너까지 DIY 형태로 공간을 널찍하게 구성했다.

"2030 유입 증가"…가족 중심 속 남성 모임 등 '외연 확장'

다양한 버전의 음료를 만들어먹는 고객들. /사진=박상경 기자
다양한 버전의 음료를 만들어먹는 고객들. /사진=박상경 기자
이랜드 측은 취향 중심의 DIY 요소 도입이 젊은 고객층의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뉴얼 오픈 후 한 달간 방문한 멤버십 고객 중 30대 이하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15.1%포인트 늘어난 27.9%를 기록했고, 방문객 수로는 약 5배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현장 풍경을 보면 유모차를 동반한 부모나 조부모를 모시고 온 대가족 등 여전히 가족 단위 고객들이 매장의 든든한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아이들은 요거트 볼에 토핑을 올리며 즐거워했고, 어른들은 샐러드바를 오가며 식사를 즐겼다. 패밀리 레스토랑 고유의 가족 친화적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동시에 테이블 사이로 20~30대 젊은 층, 특히 서너 명씩 무리 지어 식사하는 젊은 남성 고객들의 모습도 보였다. 2만~3만원대 가격으로 육류부터 마라 누들, 맞춤형 샌드위치, 디저트까지 실속 있게 해결할 수 있는 가성비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장기화로 가성비 뷔페 수요가 폭증한 가운데, 브랜드의 근간인 가족 고객을 지키면서도 모디슈머 성향이 강한 젊은 층을 흡수하기 위해 DIY 요소를 접목한 리뉴얼 실험이 외식업계의 새 생존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