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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소비 늘자 식품업계 바빠졌다
가격 저렴하고 패스트푸드 확산
3~4년새 수요·공급 빠르게 증가
최근 외식업계도 시장 공략 강화
3~4년새 수요·공급 빠르게 증가
최근 외식업계도 시장 공략 강화
◇ 진화한 양계 산업
14일 네덜란드 농업은행 라보뱅크에 따르면 전 세계 닭 생산량은 2006년 483억마리에서 2023년 762억마리로 늘었다. 라보뱅크의 가인 멀더 가금류 전문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지난 20년간 닭고기의 연간 생산량은 약 2~2.5%씩 증가했다”며 “최근에는 증가 속도가 연 3% 수준으로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22년에는 닭고기가 돼지고기를 제치고 가장 많이 소비된 육류로 올라섰다. 과거에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변화다. 소고기는 오랫동안 부와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는 육류였고, 돼지고기는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대량 생산·소비됐기 때문이다. 반면 닭은 고기를 얻기 위해서라기보다 주로 달걀 생산을 목적으로 키우는 경우가 많았다.
판도를 바꾼 것은 양계 산업의 발전이다. 1930~1950년대 대량 생산·유통 시대가 열리면서 양계 산업은 달걀 생산용 닭에서 고기 생산에 적합한 육계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사육과 도축·가공 방식도 표준화됐다. 리처드 그리피스 국제가금협회 회장은 “브라질에서 독일, 호주에 이르기까지 유사한 사육, 성장 및 가공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닭은 글로벌 사업에도 적합하다. 한 마리에서 나오는 각 부위를 수요가 가장 많은 국가에 나눠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등에서 선호도가 낮은 닭발을 수요가 많은 아시아 시장에 수출하는 식이다.
◇ 기업도 닭고기 공략
닭고기의 부상은 글로벌 식품 기업 전략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소고기 버거를 주력으로 삼아온 맥도날드는 최근 연례보고서에서 세계 닭고기 시장 규모가 소고기 시장의 약 두 배에 달하고 성장 속도도 빠르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프라이드치킨 버거인 ‘맥스크리스피’를 모든 주요 시장에서 판매하며 닭고기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얌차이나홀딩스의 경우 올 1분기에만 KFC 매장 457곳을 새로 열었다. 지난 3월 말 기준 중국 내 KFC 매장 수는 1만3454곳에 달한다.
외식 업계뿐 아니라 유통 기업도 닭고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자체 도축장을 보유한 코스트코가 대표적이다. 미국 네브래스카주에 있는 코스트코의 닭 도축장에서는 매주 약 200만마리의 닭이 손질돼 매장으로 운송된다. 이 닭들은 매장 뒤편에 있는 오븐에서 구워져 코스트코의 대표 상품인 로티세리 치킨으로 판매된다. 지난해 전 세계 로티세리 치킨 판매량은 1억5740만마리로 10년 전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식량 안보와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자국 내 닭고기 산업을 육성하려는 국가도 늘고 있다. FT는 “중동을 비롯해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이 농장과 사료 공장, 부화장, 가공 시설에 투자하도록 장려하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사막이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자국산 가금류 생산량을 빠르게 늘렸다”고 전했다.
네브래스카주에서도 코스트코 공장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장을 중심으로 약 500개의 축사가 들어서 있다. 작물 재배에 의존해 온 농가에 닭이 새로운 수입원이 된 것이다. 네브래스카대 연구에 따르면 코스트코 공장은 주 경제에 연간 10억 달러 이상을 기여한다. 공장의 시급은 8.50달러로 주 최저임금보다 3.50달러 높은 수준이다.
다만 생산 확대에 따른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대규모 공장과 가공시설이 증가하면서 분뇨와 악취 등을 둘러싼 주민 반발이 거세다. 동물 복지 문제와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 부담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스트코 공장 인근 네브래스카 동부와 아이오와 서부 지역에서는 축사 건설을 놓고 소송전이 발생했다.
유럽에서도 가금류 업체들이 신규 농장과 가공시설에 대한 인허가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MHP는 크로아티아 시사크 지역에 가금류 도축장을 건설할 계획이었지만 대규모 반대 시위가 발생하면서 중단됐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