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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없는 무대에 관객 몰렸다…AI 아이돌 첫 오프라인 공연 [차이나 워치]
춤추다 이탈한 로봇도 박수 받아
100m 초대형 화면 속 AI가 노래
100m 초대형 화면 속 AI가 노래
손에는 가상 아이돌 굿즈가 들려 있었다. 공연 시작 30분 전 이미 공간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무대 위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었다. 중국 최초로 공식 디지털 휴먼 신분 인증을 받은 인공지능(AI) 가상 아이돌 유리였다.
AI가 노래 만들고 멘트까지
20일 중국 경제매체 재련사에 따르면 최근 열린 이 공연은 중국 최초의 AI 아티스트 오프라인 음악회로 주목받았다. 오후 7시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유리는 AI가 공동 제작한 신곡을 부르고 포크 듀오 팡둥더마오와 어린이 합창단, 전통음악 연주자들과 협업했다.
물론 무대는 완벽하지 않았다. 백댄서로 등장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세 대의 춤은 서로 맞지 않았고 한 대는 공연 도중 무리에서 벗어나 무대 가장자리에 멈춰 섰다.
바이오닉 로봇은 노래하면서도 입을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관객 사이에서 불쾌한 골짜기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기존 공연이라면 사고로 여겨질 장면이었지만 제작진은 이를 실험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으로 기존 가상 아이돌과 달리 AI 자체의 주체성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을 꼽고 있다. 유리 개발자인 자오한칭은 재련사에 "유리는 가수보다 하나의 지능형 인격체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스크린 속 가수가 현실 관객 홀려
공연 콘텐츠 역시 대부분 AI로 제작됐다. 배우와 어린이, 연주자를 제외하면 스크린에 등장한 영상의 거의 전부를 AI가 생성했다. 유리의 노래와 어린이들과 함께 부른 일부 곡도 AI 원음으로 만들어졌다. 공연 말미 스크린에 등장한 문구 역시 현장에서 AI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생성됐다.공연장 스크린은 약 12K급 해상도로 모바일과 숏폼 영상에 쓰던 생성형 AI 기술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제작진은 기존 뮤직비디오 방식 대신 화면 전체를 하나의 몰입형 공간으로 구성했다. 관객이 AI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핵심이었다.
AI 아이돌의 수익모델은 공연에만 머물지 않고 라이브 방송 후원, 전자상거래, 브랜드 광고, 출판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유리 측은 올 하반기 AI와 나눈 대화 기록을 출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