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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가시화에 엔화 강세…"엔캐리 트레이드 이번엔 달라"
"2024년같은 갑작스런 엔캐리거래 청산 없을 것"
"엔화 매도 포지션은 서서히 청산되기 시작해"
"엔화 매도 포지션은 서서히 청산되기 시작해"
일본은행(BOJ)의 다음 주 금리 인상을 앞두고 엔화 가치가 급등하자 엔 캐리 트레이드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압력속에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전망이 확고해지자 엔화 가치가 올라가면서 미국채와 호주 유럽 등 해외 시장에 투자하던 일본 자금이 일본으로 돌아오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시장 분석가들은 지난 2024년 8월에 나타났던 급격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엔화는 8일 달러당 달러당 152.89엔까지 상승,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불과 일주일 전 160엔 안팎에서 맴돌던 것에서 급격히 반등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추측하기도 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전망과 엔화 강세속에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트레이더들이 저금리로 엔화를 빌려 금리와 수익률이 높은 다른 통화와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일컫는다.
엔캐리 자금 규모 최소 1,340조원~4천조원으로 추정
엔 캐리 트레이드의 실제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통계에 직접 잡히지 않는 외환 스왑,파생상품, 레버리지 포지션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기관마다 정의하는 범위에 따라 추정치에 차이가 있다.
JP모건의 경우 헤지펀드나 차입 투자자가 주도하는 단기 투기성 엔화 매도(숏) 포지션과 투기적 외환 스왑 포지션 기준으로 약 1조달러(1,342조원)~2조달러(2,684조원)로 엔캐리 자금 범위를 광범위하게 잡고 있다.
JP모건은 2024년에 단기 투기적 자금의 50%~75%가 청산됐다고 밝혔었다. 최근까지도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급격히 줄어들지 않아 좁은 범위에서 잔고가 재구축 및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수천억 달러 단위의 단기 투기 포지션과 파생 및 해외 대외투자 잔고를 포함해 엔캐리 자금 규모를 1조 달러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미 연준의 금리 유지와 BOJ의 0.25% 인상 등 완만한 금리 인상으로 미·일간 금리 격차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에도 엔화 강세는 제한적이며 엔캐리 트레이드 환경이 유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무라 증권과 ING의 글로벌 외환 전략가들은 이보다 좀 더 광의로 엔캐리 트레이드 규모를 추정하고 있다.
이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일본 거주자들의 앤케리 자금인 인쇼어 엔캐리 자금의 전체 규모는 약 1.5조 달러 내외 집계된다. GPIF 등 일본의 연기금, 보험사 등 일본 거주자가 저금리 엔화를 팔고 해외 고금리 채권·주식·펀드에 투자하는 포지션 전체의 규모다.
여기에 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하는 일본 비거주자의 국경을 넘는 엔화 대출 및 채권이 약 4천억~5천억 달러에 달한다.
추가로 헤지펀드 및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외환 스왑 시장에서 엔화를 담보로 달러와 유로 등을 차입한 잠재적 대출규모가 약 1조 달러 정도로 집계된다.
이 세가지를 전부 합할 경우 엔캐리 트레이드의 최대 규모가 3조달러(약 4천조원) 규모라는 계산이 나온다.
즉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이 주로 주시하는 단기 투기적 레버리지 엔 캐리 자금 규모는 1조~2조달러, 노무라와 ING등이 일본의 대외투자자산과 국경간 엔화 대출자금, 외환 스왑시장의 엔화 담보 회화 차입 등을 다 포함한 가장 광의의 엔캐리 자금 규모는 3조달러 전후로 볼 수 있다.
2024년의 엔 캐리 청산 악몽이 되풀이될 가능성은 적어
이 같은 규모의 자금이 2024년 8월처럼 갑자기 청산될 경우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지난 2024년 8월에는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가운데 일어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가 단기간에 대규모 청산이 일어났다. 이는 며칠간 전 세계 채권 및 주식 시장에 충격을 줬다.
미국이 꾸준히 일본의 금리 인상을 압박하고 있기도 하지만, BOJ도 충분히 시장에 시그널을 주고 있다. 시장은 이미 BOJ가 매파 기조를 유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서서히 대비해온 만큼 2년전처럼 금리 인상이 더 이상 충격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포지션 청산이 이미 진행되어왔다는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
이달 초 로이터 통신은 일본 투자자들이 올들어 8월 22일까지 해외 채권을 순매도하여 3조 엔(약 26조원)을 순유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2년 글로벌 채권 가격 폭락 이후로 연초 대비 최대 규모의 자금유출이다.
일본은 미국채 약 1조2천억달러를 포함, 프랑스, 영국, 독일, 호주 등 주요국가의 국채를 약 2조 4천억달러(약 3,277조원) 가량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대외채권 보유국이다.
2024년에는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투자금이 빠져 나갈 곳이 없어 엔캐리 트레이드의 충격을 증폭시켰지만 이번에는 대안이 없지 않다.
UOB 케이히안의 개인 자산 관리 담당 이사인 케네스 고는 “지금은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30년 만에 최고치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어 엔화가 투자할 대상이 있다”고 지적했다. 광의의 엔캐리 자금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쇼어 엔캐리 자금이 적어도 일본 국채 등으로 재투자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엔화 공매도 규모커 … 연쇄 숏커버링 나타나면 140엔대 중반도 가능
그럼에도 엔화가 강세를 보일수록 엔캐리 관련 레버리지 청산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남아 있는 포지션이 클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삭소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차루 차나나는 “엔화 매도 포지션중 일부는 이미 청산됐지만 여전히 상당히 남아있다’며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 레버리지 청산이 더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도쿄에 있는 스테이트 스트리트 투자운용의 수석 채권 전략가인 마사히코 루는 "155 아래로 하락한 것이 엔화 숏커버링을 촉발한 것으로 보이며, 레버리지 펀드와 일반 투자자 모두 엔화 숏 포지션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숏커버링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했던 자산(엔화)이 상승하자 다시 사들여서 갚는 것이다.
엔화는 9월 들어 캐리 트레이드에서 선호하는 통화인 멕시코 페소와 터키 리라 대비 거의 5% 상승하며 광범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마사히코 루는 "엔화 공매도 포지션이 상당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포지션 청산이 이루어진다면 USD/JPY 환율은 140대 중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도쿄탄시(단기금융시장) 자료에 따르면 BOJ가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 1.25%로 올릴 확률은 이 날 기준 97%로, 한 달 전 52%에서 크게 상승했다. 이 수치는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27%,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61%로 나타내고 있다.
씨티은행 외환영업팀은 일본은행이 2024년 여름과 같은 상황을 반복할 가능성은 낮다며 (금리 긴축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엔화 매도 포지션을 유지하는 방식의 캐리 트레이드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장의 많은 트레이더들이 다음 주에 열릴 BOJ 회의가 엔화와 캐리 트레이드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루는 "시장 개입 위험 때문에 거래자들이 엔화 공매도 포지션을 공격적으로 재구축하기는 꺼릴 것”이라며 "캐리 트레이드는 여전히 효과적이지만 이제는 정치적 위험이 따른다"고 말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