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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좌판' 정비 놓고 구청·노점상인 충돌
서울 곳곳 노점정비 갈등
동대문구 강제 철거에 기습 시위
출입구 앞에서 "구청장 나와라"
영등포구서도 장기 집회 이어져
민선9기 초반 기싸움 벌이는 듯
동대문구 강제 철거에 기습 시위
출입구 앞에서 "구청장 나와라"
영등포구서도 장기 집회 이어져
민선9기 초반 기싸움 벌이는 듯
◇철거 8시간 뒤 구청 찾아가 시위
8일 동대문구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전 10시께 민주노점상전국연합 회원 40여 명이 동대문구청 앞에서 기습 집회를 열었다. 구청장 면담을 요구하며 청사 출입구를 막고 일부 기물을 파손했다. 직원과 민원인들은 정문을 이용하지 못해 지하주차장으로 돌아가야 했다.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상황이 정리됐다.발단은 노점 철거였다. 동대문구는 지난달 25일 신규 노점 두 곳에 계고장을 보내 자진 정비를 요구했다. 노점이 철거되지 않자 27일 오전 1시께 특별사법경찰 등 15명을 투입해 강제 철거했다. 동대문구는 노점 정비에 적극적인 자치구로 꼽힌다. 2022년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노점 단속에 특사경을 도입했다. 이후 불법 노점 578곳 가운데 284곳을 정비했다.
영등포구에서는 장기 집회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일 영등포구청 정문 앞에서는 ‘전국철거민연합’이라고 적힌 승합차가 확성기로 시위 음악을 틀었다. 소리는 청사 안까지 울렸고 주변 시민들은 귀를 막거나 자리를 피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영등포시장 1-13구역 재개발 과정에서 생계 터전을 잃었다며 6년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 참가자는 “보상을 더 달라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이주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등포구는 민간 재개발인 만큼 조합에 추가 보상을 강제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방선거 뒤 노점 갈등 다시 부상
노점 정비는 서울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중랑구는 사가정역과 전통시장 주변 노점을 철거·이전했고 구로구도 개봉중앙골목시장과 오류시장, 개봉역 일대를 정비했다. 강동구는 지하철역과 전통시장 등 상습 발생지역에 불법 노점·적치물 금지 표지판을 늘렸다.자치구들은 보행권 확보와 거리 환경 개선을 이유로 노점 정비를 이어가고 있다. 노점상단체는 생존권 보장과 대체 영업공간 마련이 빠진 일방적인 철거라며 맞서고 있다.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현장 충돌과 장기 집회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점단체의 반발이 거세진 배경에는 지방선거도 있다. 새 구청장과 집행부의 정책 방향이 정해지기 전에 압박 수위를 높여 단속·철거 과정에서 협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동대문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이 바뀌었다.
노점단체는 선거 전부터 지방선거를 주요 분기점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전국노점상대회에서는 노점 단속을 강화하는 정치인에게 맞서겠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방선거 8일 뒤인 지난 6월 11일에는 노점상 약 3000명이 서울시청 인근에 모여 생계보호 특별법 제정과 노점 단속 특사경 해체 등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단속과 집회가 반복되는 방식으로는 갈등을 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보행권과 생활권을 침해받는 주민도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만큼 정비 원칙과 노점상 생계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자군 연세대 공공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일회성 지원이나 단기 대책에 그치지 말고 현실적인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사전에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영기/최영총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