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서 압승한 ‘독일을 위한 대안(AfD)’ 소속 울리히 지그문트 주총리 후보(가운데)가 손을 치켜들며 지지자들과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서 압승한 ‘독일을 위한 대안(AfD)’ 소속 울리히 지그문트 주총리 후보(가운데)가 손을 치켜들며 지지자들과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독일 극우 성향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동부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 주도로 극우 정당과의 협력을 배제해온 기독민주당(CDU)이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현지시간) 치러진 주의회 선거에서 AfD는 득표율 44%를 기록해 제1당에 올라섰다. 5년 전 선거 때(20.8%)보다 크게 뛴 수치다. 독일은 주의회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정당이 그 지역 행정권까지 갖는 시스템을 갖췄다. 울리히 지그문트 AfD 주총리 후보는 “우리는 역사를 썼다”고 말했다.

기존 집권당인 CDU는 16.9%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앞선 선거 때보다 지지율이 반 토막 났다. 이어 중도진보 사회민주당(SPD) 9.1%, 녹색당 8.9%, 좌파당 8.4% 순으로 득표했다.

AfD는 83석 중 39석을 배정받아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단독 정부를 수립할 수는 없지만 소수 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 경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서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주정부를 이끌게 된다.

반(反)이민 정책을 핵심으로 하는 AfD는 기성 정당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을 파고들며 지지 기반을 넓혔다. 이번 선거에서도 불법체류자 추방과 망명 신청자에게 노동 의무 부여, 애국 교육 강화 등을 약속했다. 난민 자녀는 별도로 분리된 학급에서 교육받도록 하는 공약도 내걸었다.

이번 선거로 메르츠 총리의 정치적 부담은 커졌다. 그는 ‘극우 세력과 절대 협력하지 않는다’는 방화벽 원칙을 고수했다. 하지만 CDU 내부에서 이 같은 원칙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념적으로 다른 정당이 AfD를 배제하기 위해 연합정부를 꾸리다 보니 합의 가능한 최소 수준의 정책만 추진하게 돼 정부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결국 보다 보수적인 정치를 원하는 유권자는 AfD로 향하고 있다”며 “CDU 주도의 연합이 분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CDU가 21%, AfD가 28% 지지를 얻고 있다. AfD는 이번 승리를 발판으로 2029년 예정된 연방의회 선거에서 대권을 장악하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AfD가 집권하면 작센안할트주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옛 동독 지역인 작센안할트는 인구 212만 명으로 독일 16개 주 가운데 여섯 번째로 작다. 고령 인구가 많아 노동 인구가 적은 편이다. 할레경제연구소는 “외국인 혐오 정책 때문에 작센안할트주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0.5~1%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