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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방전지의 자회사인 세방리튬배터리가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 등으로부터 조(兆) 단위 배터리팩 일감을 수주했다. 세방그룹이 신사업으로 키워온 2차전지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장기 수출 물량 확보

7일 업계에 따르면 세방리튬배터리는 현대차의 신형 하이브리드 차량에 들어가는 배터리팩 물량을 수주했다. 미국 등에 수출하는 모델에 장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방리튬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신형 ESS용 배터리(JF2) 제조에 필요한 배터리팩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건 모두 수년에 걸친 장기 공급계약이다. 두 회사에서 수주한 계약 규모는 총 3조원 이상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세방리튬배터리 매출(3301억원)의 9배가 넘는 금액이다.

세방리튬배터리는 배터리 셀 업체로부터 셀을 공급받아 완성차와 ESS 등에 모듈과 팩 형태로 공급하는 배터리 시스템업체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세방리튬배터리의 배터리팩 설계 기술과 대규모 양산 능력 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방전지가 현대차와 기아, BMW, 폭스바겐 등 국내외 자동차업체에 시동용 납축전지를 장기 공급하면서 쌓아온 기술력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세방전지의 산업용 납축전지는 데이터센터 등의 무정전전원장치(UPS), 발전소의 비상 전원 등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세방그룹은 1960년 선박대리점 업체로 출발한 한국해운을 모태다. 이후 항만하역과 육상운송으로 사업을 넓혔고 1978년 진해전지를 인수하며 배터리 제조업에 진출했다. 2015년 세방리튬배터리를 설립하며 2차전지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설비투자도 꾸준히 단행했다. 세방전지는 2021년 광주에 1150억원을 들여 전기차 배터리 모듈·팩 공장을 건설했다. 지난 6월엔 세방리튬배터리에 1068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북미 생산거점인 미국 오하이오 현지 생산법인에 투입되는 자금이다. 북미지역 설비 투자 규모는 총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 세방전지, 현대차·LG 조(兆) 단위 수주 '잭팟'

◇그룹 사업구조 재편될 듯

세방그룹은 그동안 연구개발과 투자가 본격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한다. 세방리튬배터리 매출은 2023년 1780억원에서 2024년 3334억원으로 1년간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의 영향으로 제자리걸음했다. 세방그룹은 2차전지 사업 매출이 반영되면 실적이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시장 환경은 우호적이다.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둔화한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모델을 잇달아 확대하면서 관련 배터리 수요는 늘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글로벌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63만4990대로 1년 전보다 27.9% 증가했다. ESS 시장도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으로 커지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 물량이 매출에 반영되면 세방그룹 주력 사업이 물류와 납축전지에서 리튬이온배터리 중심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