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진행된 갤럭시Z폴드8 울트라 카메라 기능 브리핑. / 사진=삼성전자
9월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진행된 갤럭시Z폴드8 울트라 카메라 기능 브리핑. / 사진=삼성전자
10년 전 안태영 사진작가는 1500만원짜리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를 테스트하러 간 현장에서 뒷주머니 속 갤럭시 스마트폰으로도 사진 몇 장을 찍었다. 집에 돌아와 두 사진을 나란히 놓고 본 그는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미러리스 사진으로 착각해 편집했다. 가격 차이를 사진 안에서 느끼지 못한 것으로, 이때 그는 "(비싼) 카메라가 더는 필요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진행된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8 울트라 카메라 브리핑에서 나온 일화다. 삼성전자 MX사업부 비주얼솔루션팀 고병권 프로가 카메라 기술을 설명한 뒤 안 작가가 촬영 노하우를 소개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브리핑을 마친 뒤에는 남녀 모델과 함께 창덕궁으로 출사를 다녀왔다.

카메라 3개 묶는 '프로비주얼 엔진'…AI가 센서 골라준다

9월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진행된 갤럭시Z폴드8 울트라 카메라 기능 브리핑. / 사진=삼성전자
9월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진행된 갤럭시Z폴드8 울트라 카메라 기능 브리핑. / 사진=삼성전자
고 프로는 갤럭시 카메라의 원칙을 "우리가 만드는 모든 샷이 사용자의 삶의 언어가 된다"는 화질 철학으로 설명했다. 가까운 피사체부터 먼 장면까지 담기 위해 카메라 3개를 얹었고, 이 센서들을 하나로 묶어 결과물을 만드는 게 프로비주얼 엔진이라는 것이다. 어떤 카메라를 써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상황에 맞는 센서를 알아서 골라준다고 답했다.

핵심은 이미지 시그널 프로세싱(ISP)이다. 과거 하드웨어 모듈이 맡던 영역을 AI로 옮기는 작업이 갤럭시 카메라 개발의 축이라는 설명이다. 갤럭시Z폴드8 울트라는 이번에 전면 카메라에 AI ISP를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AI 기반 이미지 처리로 갤럭시Z폴드7 대비 해상도를 2배 개선하고, 다양한 광원 환경에서 피부 표현을 30% 개선했다고 밝혔다. 실내 조명이 섞이면 피부색이 실제와 다르게 표현되던 문제를 겨냥했다.

인물 모드에는 '슈퍼 AI 뎁스' 엔진이 들어갔다. 깊이 정보를 60여 개 단계로 나눠 처리하던 기존 방식을 200여 개까지 확장했다. 피사체와 배경의 거리, 초점면까지 계산해 배경 흐림을 정교하게 표현하는 방식이다. 고 프로는 "인물 모드로 단독 사진을 찍어주면 한 번에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하드웨어에서 가장 크게 바뀐 건 초광각이다. 50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가 새로 들어가면서 넓은 풍경뿐 아니라 접사 영역까지 맡는다.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가면 화면 왼쪽 아래에 꽃 모양 아이콘이 뜨면서 메인 카메라가 초광각으로 자동 전환된다.

12MP 이미지를 여러 장 합성하고 50MP 해상력을 더한 24MP 촬영도 지원한다. 다만 기본값은 아니다. 카메라 어시스턴트의 고해상도 옵션에서 따로 켜야 한다. 고 프로는 시장 반응을 더 지켜보면서 설정 모드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작가도 깜짝 놀란 초광각

9월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진행된 갤럭시Z폴드8 울트라 카메라 기능 브리핑. / 사진=삼성전자
9월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진행된 갤럭시Z폴드8 울트라 카메라 기능 브리핑. / 사진=삼성전자
기자들이 직접 따라 해본 건 생성형 AI 기반 포토 어시스트의 '만들기' 기능이다. 갤러리에서 사진을 고른 뒤 별 모양 버튼을 눌러 '노을진 하늘로 바꿔줘'라고 입력하자 7~8초 만에 배경이 바뀐 사진이 나왔다. 같은 명령을 넣어도 결과물은 조금씩 달랐다. '밤하늘에 오로라를 추가해줘'처럼 편집을 이어갈 수도 있었다.

문서 스캔 기능도 강화됐다. 화면에 걸린 손가락과 모서리 접힘, 모아레 패턴을 지워주고, 기울여 찍어도 반듯하게 펴준다. 여러 장을 연속으로 스캔한 뒤 대화면에서 섬네일로 확인해 재촬영하거나 필터를 바꿀 수 있고, 이미지와 PDF 저장을 모두 지원한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안 작가는 "개발자들이 좋은 스마트폰을 만들어주는 게 오히려 불만"이라고 했다. "저희가 잘 찍어야 사진이 빛나는데 기기가 워낙 좋다 보니 이제는 작가가 찍은 사진과 구분이 안 될 정도"라며 웃었다.

그가 사진가 입장에서 가장 크게 꼽은 변화는 초광각이었다. "전작 초광각이 20%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체감상) 100%에 육박한다"고 했다. 실내에서 화각이 아쉬울 때는 초광각을 쓰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사진을 찍을 때 무엇에 가장 먼저 반응하느냐는 질문에는 빛을 꼽았다. 그는 "빛에 가장 먼저 반응한다"며 찍고 싶은 빛을 발견한 뒤 구도를 잡고, 그 안에 담긴 색까지 함께 담는 순서로 셔터를 누른다고 했다.

안 작가는 요즘 촬영 의뢰가 들어오면 '스마트폰으로 찍어도 되는지'부터 묻는다고 한다. 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오면 무거운 카메라와 렌즈는 가방에 넣어두고 나간다고.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