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
초등학교 5학년 딸을 둔 40대 워킹맘 김모 씨는 지난달 개학을 앞두고 아이와 함께 쇼핑몰에 위치한 SPA(제조·직매형 의류) 브랜 매장을 찾아 상·하의 각각 5벌씩 구매했다. 학교에 다닐 때 편하게 입을 생활복 용도다. 김 씨는 "예전엔 해외 직구로 비싼 옷도 많이 샀는데, 아이가 매년 자라고 옷도 험하게 입다 보니 마음 편하게 입힐 수 있는 옷을 사 입히게 된다"며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매장에 와서 옷을 입혀보고, 사이즈에 맞춰 몇 벌씩 사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남매를 키우는 또 다른 주부 정모 씨도 "신생아 때부터 시작해 지금도 SPA 키즈 브랜드에서 애들 옷을 주로 산다"며 "봄에 산 아이 옷을 가을에 다시 입히려 보면 작을 때도 많다. 분기별로 가서 몇 벌씩 쟁여오기에도 가격 부담이 적고, 매장에서 입혀보는 것도 편해서 애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저출산에도 아동복 부문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처럼 SPA 브랜드 키즈 부문이 쑥쑥 크고 있다.

3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의 '2025~2026 패션소비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 1년간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약 2조3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조8600억원) 대비 9.1% 증가한 수준으로, 같은 기간 여성복(-4.4%)과 남성복(-2.6%) 시장이 역성장한 것과 정반대다.

그보다 앞서 발표된 유로모니터 자료에서도 2024년 기준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2조5390억원으로 추정됐다. 2020년(1조8410억원) 대비 약 38%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패션 시장이 전반적으로 둔화한 가운데 유아동복 시장이 성장성을 보이자 SPA 브랜드들은 앞다퉈 키즈 전문 라인을 내놨다. 업계에선 이미 2017년 기준으로 유니클로·자라·H&M·무지·자주·탑텐 등 주요 7개 브랜드의 전체 매출 중 약 10% 내외를 아동복이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000억원 규모다. 여기에 아동 전문 단독 매장 브랜드의 매출을 더할 경우 전체 SPA 아동복 시장 규모는 약 3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최근에는 아동복 매출 비율이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의 경우 매년 성장하면서 사이즈에 맞게 새 옷을 구매해야 하는 특성이 있는 만큼, 어느 정도 품질이 보장된 합리적 가격의 SPA 브랜드를 찾는 부모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SPA 브랜드는 '등원룩', '가성비 데일리웨어'라는 차별화된 포지셔닝으로 어필하고 있다. 저출산 기조 속에서도 SPA 브랜드는 고물가 국면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대비 실용적 대안으로 인식되면서 존재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스파오는 성인 아이템의 디자인을 그대로 축소한 '미니미' 콘셉트의 키즈 라인을 운영하며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에이지리스' 브랜드로 바꿔나가고 있다. 스파오 키즈는 2020년 단독 매장을 처음 개점한 이후 매년 매출이 2배씩 성장해 2024년 매출 700억원을 기록했다. 스파오 전체 브랜드의 성장세가 다소 둔화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키즈 라인은 여전히 고성장을 이어가는 셈이다.

신성통상이 운영하는 탑텐은 2012년 론칭 당시부터 키즈 라인과 성인 라인을 함께 운영해 왔다. 2023년 기준 매출 2300억원을 기록했고 단독 매장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가족 고객 방문이 많은 복합 쇼핑 공간 중심으로 유통 접점을 넓히고, 키즈와 베이비 라인 제품을 함께 찾는 고객 쇼핑 수요에 대응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일례로 지난달 27일 재개장한 스타필드마켓 월계점 2층에 위치한 탑텐키즈 월계점은 오픈 첫날부터 고객이 몰린 데 이어 이후에도 매장 앞 대기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탑텐키즈 측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가족 고객이 많은 복합 쇼핑 공간에서 키즈와 베이비 상품을 함께 찾는 수요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한 공간에서 아이의 연령과 필요에 맞는 상품을 편리하게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매장 구성과 유통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