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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30년 100GW 목표…업계 "시장부터 열어달라"
기후솔루션과 해줌, 인코어드테크놀로지스, 에이치에너지, 브이피피랩 등 ESS·VPP 기후테크 기업 5곳은 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공동서한을 보내 이 같은 내용의 전력시장 개편을 촉구했다.
이들은 우선 육지에 15분 단위 실시간 전력시장을 도입하고 모든 발전원으로 가격입찰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력시장은 하루 전에 발전계획을 세우고 전력거래소가 발전기를 지시하는 방식이어서 당일 전력 수급 상황이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ESS와 VPP에 대한 보상체계도 손질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주파수 조정과 예비력 확보 등 보조서비스 보상은 연료를 사용하는 발전기의 연료비를 기준으로 정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연료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빠르게 충·방전할 수 있는 ESS나 여러 소규모 자원을 묶어 운영하는 VPP가 계통 안정화에 기여해도 그 가치를 제대로 보상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VPP는 태양광·풍력·배터리와 전력 수요를 정보기술(IT)로 묶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ESS는 1초 이내에 충·방전해 전력망의 급격한 수급 변화를 흡수할 수 있다. 대형 발전소와 송전망 건설에는 수년이 걸리지만 이 같은 유연성 자원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설치해 계통 안정화에 투입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업계는 특히 보조서비스 시장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ESS와 VPP는 전력량 거래에는 참여할 수 있지만 주파수 조정과 예비력 제공 등 보조서비스 시장에는 참여할 수 없다. VPP 사업자 등 전기신사업자에게 보조서비스 시장 참여 자격이 없고, ESS는 아예 전기신사업자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ESS에 전기신사업자 지위를 부여하고 전기신사업자가 보조서비스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해외에서는 유연성 자원을 전력시장에 편입하는 제도 개편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2023년 VPP를 2030년까지 최대 160GW 규모로 확대하는 목표를 제시했고, 호주는 2021년 전력시장 규칙을 개정해 배터리와 VPP의 시장 참여를 제도화했다.
업계는 전력시장 개편의 목표와 시점을 담은 로드맵도 요구했다. 언제 어떤 시장이 열리는지가 명확해야 민간 자본이 ESS와 VPP에 투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공동서한에서 “유연성 자원을 활용해 전력 피크를 이동하면 연중 며칠에 불과한 피크 시간대를 위해 대규모 발전·송전 설비를 추가로 건설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에 맞춰 유연성 자원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