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달 3일 초고가·비거주 주택의 세 부담을 강화하는 세제 개편안을 내놓자 전문가들은 “중저가 아파트값과 전·월세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한 달간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이 같은 흐름을 보였다. 강남권은 급매가 늘며 가격이 주춤했지만 중저가 지역은 상승세가 더 가팔라졌다.

세제 개편안 한 달…강남 누르자 중저가 지역 뛰었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3주(8월 4~24일) 동안 0.72% 올라 직전 3주(0.78%)와 비슷한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자치구별 흐름은 엇갈렸다. 강남구는 0.18% 상승에서 -0.17%로 하락 전환했다. 서초(0.17%→-0.17%), 송파(0.64%→0.32%), 용산(0.48%→0.19%), 양천(0.44%→0.28%) 등 고가 지역도 상승폭이 둔화했다.

하지만 중저가 지역은 상승폭이 확대됐다. 관악은 0.68%에서 1.09%로 뛰었고, 도봉(1.02%)과 강서(1.01%)도 0.3%포인트 안팎 상승했다. 서대문(1.13%→1.39%), 동대문(0.86%→0.98%), 성북(1.36%→1.43%), 구로(0.99%→1.02%) 등도 오름폭이 커졌다. 최근 한 주 기준 성북(0.55%), 강북(0.55%), 종로(0.46%)는 2012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권에서는 장기 보유자와 은퇴자를 중심으로 매물이 늘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7382개로 한 달 새 11.5% 늘었다. 강남(16.3%), 서초(16.2%), 송파(15.1%) 증가폭이 컸다. 하지만 도봉(-4.7%), 중랑(-2.6%), 금천(2.6%) 등은 감소하거나 소폭 증가에 그쳤다. 중랑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6억~7억원대 아파트 호가가 한 달 새 4000만~5000만원 올랐다”고 말했다.

전세 시장도 상승세다. 서대문 전셋값은 최근 1주일간 0.45% 뛰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천(0.44%), 종로(0.35%)도 비슷한 흐름이다. 전·월세 매물은 3만6823개로 3.8% 감소했다.

정부는 세제 개편안을 일부 수정해 비거주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강화는 철회했지만, 고가 주택 세 부담 증가는 유지됐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공제율 차등, 종부세율 인상 등은 그대로”라며 “강남권에서는 절세 매물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근호/구은서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