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에도 상승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개인, 외국인, 기관이 모두 주식을 팔았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효과가 나타나면서 6800선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증권가에선 9월 증시가 7천피 문턱을 넘어 8천피까지 오를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 기타법인 1조5429억원 순매수

31일 코스피지수는 0.46% 상승한 6820.02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하락 출발한 뒤 낙폭을 3.55%까지 키우면서 6547.76으로 밀렸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크게 줄이며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0.49% 하락한 834.2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막판 반등…삼전닉스 주주환원이 떠받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지난 28일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서 워시 의장의 ‘인플레이션 경계’ 발언의 해석에 따라 움직였다. 장 초반에는 물가에 대한 우려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해 증시가 하락했으나 이후엔 의미를 축소하는 해석이 나오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이은택 KB증권 이사는 “워시가 매파적으로 발언했지만 이전부터 밝혀온 입장을 반복한 정도”라며 “물가 데이터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데 지정학 리스크가 아니라면 물가가 단기에 급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주환원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순매수세도 강했다. 이날 기타법인은 1조542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2350억원)과 기관(-8694억원), 외국인(-4394억원)은 일제히 순매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4만원대까지 떨어졌다가 1.17% 상승한 26만원에 마감했다. 150만원대로 하락한 SK하이닉스는 1.27% 오른 167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 “8천피 가능” vs “빠른 상승 어려워”

이날 증시가 급락 출발한 뒤 강보합권에서 마감하면서 9월 증시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9월 코스피지수가 6000대에 머무를 가능성과 8000선으로 뛰어오를 가능성 두 가지를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9월 코스피지수가 6700~8100 사이에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9월 코스피 중심선은 7300으로 예상한다”며 “이후 10월 8200선으로 계단식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6600~8000을 코스피 밴드로 제시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기업의 자금 조달 충격이 현실화하지 않는다는 것만 확인해도 8천피 회복이 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7천피를 넘겨도 빠른 지수 상승은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신영증권은 9월 자산배분 전략 보고서에서 현재 코스피지수가 6000~7000 사이에서 차익 실현과 저가 매수가 혼재돼 있다고 평가했다. 신영증권은 “개인은 7000 위에서 공격적으로 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매도했다”며 “(빠른 상승세가 나타나기에는) 방지턱이 많다”고 분석했다.

9월 증시의 최대 변수로는 거시경제 환경이 꼽혔다. 대신증권은 9월 중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일본은행(BOJ)의 금리 결정이 이어지는 시기를 변곡점으로 제시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한 뒤 엔화가 급강세를 보이면 엔캐리 청산으로 글로벌 위험자산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용구 연구원은 ‘금리 정상화’를 증시 상승의 동력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 저평가는 고물가·고금리와 재정 적자 우려가 겹치면서 미국 장기 금리가 급등한 영향”이라며 “Fed의 금리 동결과 재무부의 재정정책 공조로 장기 금리가 안정화하면서 증시도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강진규/이선아/고송희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