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200년 만의 폭우' 매년 쏟아진다…한국 덮칠 '34조 재앙'
기상이변 반복되는 한국…2050년 기후피해 34조
세계 덮친 기후재앙…"韓, 범부처 컨트롤타워 시급"
일상화되고 있는 극한호우·폭염
철도 교체비용만 5조에 달하지만
낡은 설계기준 묶여 무방비 노출
"재난 이후 예산 투입하는 구조서
위험 미리 막는 투자로 바꿔야"
세계 덮친 기후재앙…"韓, 범부처 컨트롤타워 시급"
일상화되고 있는 극한호우·폭염
철도 교체비용만 5조에 달하지만
낡은 설계기준 묶여 무방비 노출
"재난 이후 예산 투입하는 구조서
위험 미리 막는 투자로 바꿔야"
◇ 2050년 기후 피해 34조원
30일 유종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연구팀의 기후변화 피해비용 분석에 따르면 전국의 기후변화 피해 비용은 2030년 1조8200억원에서 2035년 5조8000억원, 2040년 12조3600억원, 2045년 21조6900억원으로 늘어 2050년에는 34조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20년 만에 약 19배로 불어나는 것이다. 특히 인구와 기반시설이 집중된 수도권의 2030~2050년 피해 비용은 43조5000억원으로 전체(75조7600억원)의 57.4%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피해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과거 수백 년에 한 번꼴로 나타나는 것으로 여겨지던 기상이변이 최근 자주 반복되고 있어서다. 시간당 100㎜ 이상 집중호우는 2010~2023년 장마철 기준 연평균 1.1회였는데 2024년 16회, 지난해 15회 발생했다. 경남 거제·통영 호우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충남 서산에 쏟아진 ‘200년 만의 폭우’는 올해 거제·통영을 덮쳤다. 지난 15~18일 거제와 통영에는 나흘간 각각 956.1㎜, 766.9㎜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한 해 강수량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두 지역에서 잠정 집계된 재산 피해액만 약 1136억원이다. 도로와 하천, 주택, 상가 등을 복구하는 비용까지 더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 철도만 바꿔도 최대 5조원
더 큰 문제는 수십 년간 사용하는 기반시설의 설계·관리 기준이 달라진 기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존 기준대로 피해 시설을 복구하면 같은 곳에 재정이 반복 투입될 가능성이 커진다.철도의 경우 국내에 주로 설치된 장대레일의 현행 설계 기준은 레일 온도 영하 20도~영상 60도다. 폭염을 감안해 장대레일을 교체한다고 가정하면 최근 코레일 선로 개량 공사를 기준으로 ㎞당 약 9억~11억원이 필요하다. 이를 국내 철도 총연장 약 4725㎞에 단순 적용하면 4조3000억~5조2000억원에 이른다.
항만도 예외가 아니다. 정부는 해수면 상승과 강해지는 태풍에 대비해 2032년까지 13개 국가관리 항만의 방파제와 방호시설 보강에 약 8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 “복구보다 예방에 돈 써야”
전문가들은 재난이 발생한 뒤 복구비를 투입하는 예산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과거 피해 지역에만 돈을 쓰는 대신 강수량과 지형, 인구·시설 밀집도 등을 분석해 위험도가 높은 지역에 미리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기후재난 대응이 여러 부처로 흩어진 것도 문제다. 기후변화 전망과 재난 대응, 도로·철도 관리 등을 각각 다른 부처가 맡다 보니 예산과 사업의 우선순위를 일관되게 조정하기 어렵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장기 사업의 방향이 흔들리는 문제도 반복된다.
이준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안전·재난 예산은 사고가 나지 않으면 불필요한 비용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사고가 터진 뒤에는 더 큰 복구 비용을 치르게 된다”며 “선제 대응을 위해 부처를 넘어 예산과 정책을 조정할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