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전역에서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가 이어지면서 경제 충격이 확산하고 있다. 농업 생산량 감소와 에너지 가격 상승, 물류 차질 등 경제 파급효과가 커지고 있다.

30일 네덜란드 트리오도스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유럽연합(EU)은 폭염으로 1800억유로(약 287조원) 규모의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EU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에 달하는 수준이다. 1.1%인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쇄하는 규모다.

유럽은 올해 역대 두 번째로 더운 6월을 보냈다. 특히 서유럽 국가는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독일에서는 6월 말 46개 관측소의 기온이 사흘 연속 40도를 넘어섰고 스페인에서도 42도를 웃도는 고온이 지속됐다.

폭염은 가뭄과 산불 같은 재해와 맞물려 경제 활동 곳곳에서 손실을 초래했다. 로이터통신은 “폭염으로 열차 운행 지연, 농업 생산량 감소, 공장 냉방비 상승 등 경제 손실이 복합적으로 발생했다”고 짚었다. 최근에는 유럽의 핵심 수로인 라인강 수위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 물류 차질이 빚어졌다.

실제 피해는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 폭염에 따른 인명 피해가 정확히 반영되지 않아서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8월 유럽에서는 평년보다 최소 3만5000명 많은 사람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됐다.

아시아도 마찬가지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인도, 네팔 등 남아시아에서는 폭염으로 매년 정규직 일자리 3100만 개에 해당하는 노동력이 사라지고 있다. 더위로 기존 일자리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투자 수요가 위축돼서다. 이 같은 피해가 누적되면 2050년에는 남아시아 경제 규모가 7% 쪼그라드는 악영향을 낳을 전망이다.

폭우와 홍수 피해도 막대하다. 중국에서는 5월 후난성 일부 지역에 사상 최대 수준인 시간당 146㎜의 폭우가 내렸다. 같은 달 홍수에 따른 중국 전역의 피해액은 28억달러에 달한다. 30일 일본 혼슈 중서부에선 24시간 동안 300㎜ 넘는 폭우가 쏟아져 관측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