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사립대를 육성하기 위해 성장 가능성이 큰 대학을 선별해 규제 완화와 재정 지원을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른바 ‘자율혁신대학’을 지정해 등록금·입시 규제를 일부 풀어주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지방 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 방침에는 지방 사립대들이 학생 모집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송근현 교육부 대학정책관은 지난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대학총장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고등교육 정책 계획을 밝혔다.

송 정책관은 사립대 체제 혁신 방안으로 ‘자율혁신대학’을 제시했다. 그는 “일정 수준 이상 대학에 파격적인 규제 합리화와 포괄적인 재정 지원을 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교육·연구 선도 대학으로 육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 가능성이 있는 대학들은 등록금, 입시 규제 등에 대해 최대한 풀어줄 수 있는 부분을 풀어 세계적인 연구 중심 대학에 도전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간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사립대 지원에도 ‘선택과 집중’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가 내년 신입생부터 지방 국립대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기로 하면서 지방 사립대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이날 행사에 앞서 긴급 성명을 내고 “2027학년도 수시 입시를 앞두고 이러한 정책이 시행된다면 지역 사립대의 학생 모집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전국 대학 총장과 최은옥 교육부 차관의 대화에서도 사립대 총장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사총협 회장인 전민현 인제대 총장은 “지역균형장학금을 국·사립대 구분 없이 모든 학생에게 개방하고 학생의 경제적 여건과 지역 취업, 정착 가능성을 중심으로 다시 설계해 달라”고 요구했다.

최 차관은 지방 국립대 등록금 지원에 대해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우리 지역에 등록금 걱정 없이 선택할 수 있는 대학이 있다’는 선택지를 만들어주자는 취지”라며 저소득층 학생의 선택권 확대가 정책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방 사립대 학생을 위한 장학금 지원도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내년 국가장학금과 별도로 지방 사립대 진학 학생에게 지원되는 장학금 예산은 1150억원이다.

지방 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을 위해 기존 국가장학금을 제외하고 추가로 필요한 예산은 926억원이다. 국립대는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낮고 국가장학금 수급 비율도 높아 추가 재정 소요가 사립대 지원 예산보다 적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제주=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