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은 스스로 소득을 만들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자립의 사다리다. 정부가 내년 청년 예산을 43조원으로 올해보다 절반 이상 파격 증액해 출생부터 교육·취업·주거·자산 형성까지 지원하겠다고 나선 만큼 정책의 초점도 여기에 맞춰져야 한다.

정부가 어제 발표한 ‘청년 성장단계별 종합투자 추진전략’은 생애주기 전체를 아우른다. 0세부터 34세까지 단계별로 최대 2억원을 지원하는 혜택이 담겼다. 장학금과 공공임대·월세 지원, 자산 형성 적금은 물론 혼인과 출산지원금, 아동기본수당까지 망라했다.

청년이 처한 현실을 감안하면 정부가 나서는 것은 불가피하다. 지난달 15~29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9만 명 줄어 45개월째 감소했다. 고용률도 27개월째 하락했고 실업률은 6.8%로 뛰었다. 구직활동조차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은 올 1분기 45만 명을 넘었다. 교육비 부담으로 출발선부터 격차가 벌어지고, 취업 지연이 결혼과 출산 자산 형성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을 끊겠다는 문제의식도 타당하다.

그러나 각종 현금성 혜택을 전면에 내세운 대책이 청년의 삶을 바꿀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태어나서 자립까지 2억원’이라는 식의 숫자를 강조하는 것은 선심성 퍼주기로 비칠 수 있다.

자립의 출발점은 결국 양질의 일자리다. 정부가 함께 내놓은 청년일자리 대책은 2030년까지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전문인력 30만 명 이상을 양성하고, 민간·공공 일자리 20만 개와 청년 창업가 10만 명 이상을 육성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만약 급조된 재정으로 만드는 일자리라면 청년 고용절벽을 해결할 수 없다. 나랏돈으로 마련한 한시적 공공 인턴이나 단기 아르바이트는 통계 착시만 일으킬 뿐이다.

기업 투자와 신산업 성장을 촉진해 민간채용 수요부터 키워야 한다. 규제 혁파와 노동시장 유연화로 기업이 투자에 나서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청년 대책이 정부 지원에 오래 머물게 하는 안전망을 짜는 것이어서는 곤란하다. 청년 복지의 본질은 자신의 능력과 노동으로 자립할 기회를 넓혀주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