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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밑그림' 그린 김원 "용산공원, 녹지 품은 문화예술 중심지로 만들어야"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을 두고 논쟁이 한창이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 건축환경연구소 광장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용산공원은 한국의 역사, 정체성과 밀접한 공간"이라며 "주택보다는 더 많은 문화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수근 건축연구소 출신으로 자연, 주변환경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건축가다. 통일교육원, 주한러시아대사관, 국립국악원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천안 독립기념관과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의 터를 잡은 인물이기도 하다. 예술의전당 건축설계자문위원, 서울 광화문포럼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7년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용산공원 이용객이 적어 주택 공급 부지 등으로 활용하는 게 낫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공원을 활성화하려는 시도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그는 "서울 내 녹지가 턱없이 부족해 용산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데는 오랫동안 이견이 없었다"며 "공원만 만들어놓으면 자칫 공간의 의미가 부족할 수 있어 문화시설을 갖추자고 했고, 아직도 더 많은 문화시설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신규 부지보다는 기존 택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활성화를 제언했다. 김 대표는 “빈 땅에 집을 짓는 것만 주택 공급이 아니다"며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등 활용할 방법이 충분히 있다"고 했다. 이어 "서울 도심에 집을 몰아넣기보다는 지방 균형발전 통해 수요를 분산시킬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들어놨는데 자족도시로 자리 잡지 못해 국가적 손해가 큽니다. 현재 진행 중인 청와대, 국회 이전 등으로 세종시에 힘을 실어주고 서울의 기능을 분산해야 합니다."
그는 "정부가 주택·도시계획에 있어서 ‘닥공(닥치고 공급)’만 강조해 안타깝다"며 "물론 집 문제는 중요하지만 도시 기능에 대한 청사진, 전체 그림을 고민하고 국민적 논의를 끌어내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용산공원 전체가 아닌 일부 '훼손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자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미군 소유 당시 누적된 부지의 오염·훼손 정도부터 확인해야 한다"며 "오염 정화 비용 부담을 누가할 건지 등에 대한 논의도 불충분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창 회고록 작업 중인 그는 한국 사회에서 '집의 공급량'을 넘어 '집의 의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오늘날 가구 구성이 다양화되고 1인 가구가 30%를 넘었는데 현재의 아파트 평형 구조가 보편타당한지 의문"이라며 "1990년대 중반 분당신도시 개발 당시 조성했던 건축예술단지(시범단지) 단독주택들처럼 실험적이고 다양한 집의 형태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용산공원 내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데, 어떻게 하면 임대주택이 입주민과 인근 지역 주민에게 막연한 거부감이 아닌 자부심을 갖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인지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