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원위 /사진=RBW 제공
그룹 원위 /사진=RBW 제공
그룹 원위(ONEW)가 17곡을 꾹꾹 눌러 담은 완성도 높은 정규앨범으로 동화 같은 음악적 경험을 선물한다. 직접 곡을 만드는 실력파 밴드답게 창작 역량을 쏟아부은 트랙들로 다채로운 감상을 일으킬 예정이다.

원위(용훈, 강현, 하린, 동명, 기욱)는 19일 오후 6시 정규 3집 '면 : 언노운 아틀라스(面 : Unknown Atlas)'를 발매한다.

발매 하루 전 서울 광진구 RBW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하린은 "감격스럽다. 이 앨범을 준비하면서 멤버들과 꽤 오랜 시간 얘기를 나눴다.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기 때문에 팬분들, 대중분들이 '원위라는 팀이 또 다른 색깔과 매력으로 나왔구나'라고 알아봐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면 : 언노운 아틀라스'는 원위가 이어온 점·선·면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앨범이다. 점에서 선으로, 선에서 면으로 이어진 여정을 하나의 지도로 완성하는 시리즈였다. 그 종착점이 될 이번 정규앨범에는 신곡 12곡에 기존 발표곡 5곡까지 무려 17곡을 수록했다.

정규앨범을 발매하자는 아이디어는 기욱에게서 나왔다고. 기욱은 "막내가 쏘아 올린 공이었다"면서 "작년부터 준비했다. 작은 공이 점점 굴려지더니 큰 눈사람으로 바뀌었다. 갈수록 욕심이 생겨서 17곡이 담기게 됐다. 정말 쉬운 게 아니지 않나. 우리의 성의를 알아봐 주시고 들어봐 주시고 조금 더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훈은 작업 과정을 떠올리며 "안 바쁠 때는 보통 각자 작업실에서 곡을 쓴다. 덕분에 묵혀둔 곡이 좀 있었다. 다행히 각자 1절까지 있는 곡들이 있었다. 정규를 할 만큼의 가이드가 있어서 다듬는 과정만 있으면 됐다"고 전했다.

동명은 "정규 1집에서 2집이 나오기까지는 5년이 걸렸었다. 그땐 속도 면에서 미숙한 점이 있었는데, 그 뒤로 여러 앨범을 만들고 나니까 지금은 속도가 몇 배로 빨라졌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3집이 나오기까지는 1년 5개월 정도가 걸렸다.

강현은 "멤버 각자 곡을 함께 만드는 프로듀서가 달라서 작업 속도가 더 빨라진 거 같다"면서 "한명 당 3곡씩만 써도 15곡인 셈"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만 녹음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 힘들기도 했다고. 기욱은 "퀄리티 때문에 타이틀곡, 수록곡 선정이 늦춰지다 보니까 녹음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일정이 빡빡해서 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용훈도 "17곡을 낸 적은 없었어서 녹음하기가 어려웠다. 또 17곡이 전부 다른 장르라서 매번 자아를 바꾸면서 녹음해야 했다. 신경을 많이 썼다"고 전했다.
17곡에 담긴 성장 '시나리오'…원위 "지금이 저점매수 기회입니다" [인터뷰+]
17곡에 담긴 성장 '시나리오'…원위 "지금이 저점매수 기회입니다" [인터뷰+]
17곡에 담긴 성장 '시나리오'…원위 "지금이 저점매수 기회입니다" [인터뷰+]
무엇보다 타이틀곡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했다. 타이틀곡 '시나리오'는 정해진 결말이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곡이다. 얼터너티브 록 기반의 밴드 사운드에 서정적인 스트링과 피아노가 더해져 한 편의 영화 같은 장면을 그려낸다. 후반부에 몰아치는 다이내믹한 드럼과 밀도감 있는 기타 사운드가 강한 몰입감을 준다. '청량 끝판왕'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한 연주와 보컬이 매력적이다.

용훈은 "타이틀곡 선정이 아주 어려웠다. 17곡이나 되다 보니까 그 중 메인으로 가져가야 할 곡을 정하기가 어려웠다. '피투성이 피노키오'랑 '시나리오' 두 곡을 두고 정말 오랫동안 얘기했다"고 고백했다.

청량한 이지 리스닝 느낌의 '시나리오', 대담하고 파격적인 스타일의 '피투성이 피노키오'. 상반된 분위기의 두 곡을 두고 멤버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고. 용훈은 "하루하루 생각이 자꾸 바뀌었다. 다음 날 들으면 또 다르더라. 회사 분들도 마찬가지였다. 청량을 택할지, 어느 정도의 퍼포먼스를 택할지를 두고 정말 많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들은 '대중픽'을 기준으로 삼았다. 가족 및 주변 친구들에게 들려주며 의견을 받았다.

용훈은 "넘어야 할 현실적인 숙제라면 아무래도 히트곡인 거 같다. 모두가 다 아는 히트곡 하나를 내는 게 지금 원위에게는 가장 큰 숙제다. 멤버들 공통으로 하는 생각"이라면서 "타이틀곡 선정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우리가 이렇게 사이가 좋은데, 밴드를 오래 하기 위해서는 히트곡은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시나리오'는 멤버 하린이 작사·작곡·편곡한 노래다. 기욱도 작사에 참여했다. 하린은 "사실 쓰레기통까지 버려졌던 곡이다. 그러다 같이 작업하는 친구랑 기타를 치며 잠깐 쉬던 중 노래를 부르다가 나온 것"이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하린은 "이 곡을 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마지막 아웃트로에 나오는 가사였다"라면서 '자 이게 이야기의 마지막'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그는 "곡을 쓸 때 항상 경험에 빗대서 쓴다. '자기 인생을 스스로 써 내려가는데 과연 결말까지 지을 수 있을까?' 싶더라. 그 구절이 제일 빠르고 간단명료하게 잘 나왔다. 포인트가 되는 가사"라고 강조했다.
17곡에 담긴 성장 '시나리오'…원위 "지금이 저점매수 기회입니다" [인터뷰+]
17곡에 담긴 성장 '시나리오'…원위 "지금이 저점매수 기회입니다" [인터뷰+]
원위는 이번 앨범에 '동화'를 주제로 부여했다. 하린은 "확실한 주제를 가지고 오랫동안 그 카테고리 안에서 곡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보니까 이전 정규앨범보다 정체성이 더 뚜렷하다"고 자신했다.

강현이 기존에 '라퓨타', '소인국'이라는 곡을 보유하고 있었고, 기욱에게는 '피투성이 피노키오'라는 곡이 있었다. 정규앨범 발매를 확정하고, 이 곡들을 묶어서 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주제였다.

강현은 "멤버 각자만의 동화 이야기를 재해석해 들려드리고 싶었다"면서 "앨범의 전곡을 듣고 마치 하나의 동화를 들은 것처럼 느껴졌으면 좋겠다. 각 곡마다 에피소드가 달라서 그런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명은 "동화가 어른이 돼서 읽으면 진부할 수도 있고, 뻔하고 유치할 수도 있는데 순수함에서 오는 위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 권의 동화책처럼 만든 앨범이라 순수한 감정에서 느껴지는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원위는 올해 데뷔 12년 차 밴드다. 정식 데뷔는 2019년이지만, 그 전 MAS 0094로 활동하던 시기까지 더한 기간이다.

용훈은 "어렸을 때 진짜 많이 싸웠다. 대신 그만큼 빨리 풀었다. 각자 치고받고 싸우고, 재밌는 일도, 즐거운 일도 함께했다. 결국에는 같이 있을 때 제일 재밌는 사람들이더라"며 팀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17곡에 담긴 성장 '시나리오'…원위 "지금이 저점매수 기회입니다" [인터뷰+]
데뷔 12년 차에도 끓는 심장은 여전했다. 지난해 11년 만에 처음으로 음악방송 1위를 했던 이들은 "이제 모든 사람이 '시나리오'를 따라부를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동명은 "히트곡까지는 아니어도 원위 하면 대표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곡이 됐으면 좋겠다. 멜로디나 가사가 쉽다 보니까 공연에서 많이 따라불러 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코첼라, 서머소닉 등 해외 대형 페스티벌 무대에 서고 싶다는 목표도 밝혔다.

"이번 앨범이 마지막 저점매수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9월 콘서트도 성과가 좋아서 내년까지 이어 나갈 수 있었으면 해요. 모든 분의 굉장한 투자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웃음) -기욱

"원위가 올해 여러모로 굉장히 힘들었어요. 이 앨범을 통해서 조금 더 많은 분이 저희를 알아봐 주셔서 조금 더 편안하고 재밌는 음악 생활을 했으면 좋겠어요" -강현

"저희가 정말 아끼던 곡들이 있었는데요. 이번 앨범을 통해서 '왜 안됐을까' 싶은 곡들도 각광받았으면 합니다. 저흰 그걸 줄줄이 사탕이라고 하거든요? 한 곡이 사랑받으면 다 줄줄이 사랑받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린·동명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