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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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주 폭락에서 촉발된 지난 7월 글로벌 증시의 조정국면이 일단락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현재 미국 증시는 성장은 강력하게 유지되고, 중앙은행은 금리를 소폭만 인상하며, 유가는 다시 하락하는 ‘골디락스 조합’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시도 지난달 말을 저점으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상승 랠리를 재개하더라도 상반기와 다른 색깔의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주도주 역할을 유지하는 가운데, 상반기 소외된 개별 섹터·종목으로 상승세가 퍼지는 ‘종목장’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대비 저평가된 알짜 기업에 ‘텐배거’(주가가 10배 이상 오른 종목)가 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렸다는 분석이다.

◇ “삼전닉스 쏠림 덜해질 것”

17일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주요 증권사 11곳(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NH투자·신한투자·하나·메리츠·대신·키움·현대차·DB증권)의 리서치센터장 및 전략 담당 연구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90.9%(10곳)가 ‘상반기 대비 반도체 쏠림이 완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5곳은 ‘주가지수는 횡보하지만 개별 종목 및 업종이 순환 상승하는 종목장세’를 예상했다. 나머지 5곳은 ‘반도체 대형주의 선 회복 후 타 업종으로의 온기 확산’을 예측했다. 반도체 쏠림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 곳은 한 곳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조정장을 거친 투자자들이 소외주에 눈을 돌리면서 ‘키 맞추기’ 현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주 상승으로 원금이 회복되면 차익 실현에 나서는 매물이 늘고, 다른 업종으로 수요가 옮겨갈 것”이라고 했다. 이미 시장에선 이 같은 기류가 감지된다. 이달 KRX 업종별 지수를 보면 반도체 상승률(6.15%)은 한 자릿수에 그쳤지만 건설(21.59%), 에너지·화학(17.31%), 헬스케어(16.94%), 철강(15.73%) 등은 이를 뛰어넘었다.
제미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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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스트 텐배거는 어디

주도주 쏠림 이후 다른 종목으로 상승세가 퍼지는 장세는 과거에도 나타났다. 2005년 정보기술(IT)과 수출기업이 주도한 랠리는 중소형·내수·바이오·엔터테인먼트 등 순환매로 이어지면서 지수가 1000을 돌파하는 등 상승 사이클이 연장됐다.

올 하반기 텐배거 종목은 어디에서 나올까. 전문가들은 ‘금융·증권’(5곳)과 ‘화장품’(5곳)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금융은 고금리 기조에 따른 실적 호조와 3차 상법 개정 이후 주주환원 확대 등이 투자 매력으로 꼽혔다. 화장품 역시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이어가며 매 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고 있다. 이 밖에 조선(4곳), 전력기기(4곳), 바이오(3곳),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3곳)도 다수의 추천을 받았다. 구체적인 종목으론 삼성전자(4곳)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고, SK하이닉스(2곳), 에이피알(2곳)이 뒤를 이었다. KB금융, HD현대중공업, LG에너지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올바이오파마 등도 언급됐다. 코스닥시장에선 엘앤씨바이오 알테오젠 등 제약·바이오, 로보티즈 엔젤로보틱스 등 로봇, 아이에스티이 원익QnC 고영 등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 유망주로 꼽혔다.

다만 전문가 대다수는 ‘반도체 코어’ 전략은 유지할 것을 추천했다. 인공지능(AI) 사이클이 워낙 강력한 만큼 주도주가 반도체에서 다른 업종으로 아예 바뀐다기보다 주도주의 저변이 확장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최근 반도체주 하락은 이익 훼손보다 밸류에이션 축소 때문”이라며 “투자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하반기 변수와 리스크도 존재한다. 금리 인상이 대표적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채권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면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의 재정 우려가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실적 모멘텀이 없는 단기 추격 매수를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선아/강진규/빈난새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