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예지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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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골에 철심을 박는 큰 부상을 딛고 세계 정점에 선 이건혁(27·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이 아시안게임 무대를 평정했다. 일론 머스크의 찬사를 받으며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켰던 '은메달리스트' 김예지의 남편인 그는 이번 대회 2관왕에 오르며 '세계 최강 사격 부부'의 탄생을 알렸다.

이건혁은 지난 1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단체전에서 송종호, 윤서영과 합작해 한국에 12년 만의 금메달을 선사했다.
/사진=연합뉴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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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벌어진 개인전 결선에서는 중국의 쑤롄보판과 2차 슛오프까지 가는 피 마르는 접전 끝에 정상에 오르며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년 전 항저우 대회 단체전 은메달의 아쉬움을 완전히 씻어낸 쾌거다.

어린 시절 비비탄 사격장에서 남다른 재능을 드러낸 그는 어머니의 권유로 중학교 2학년 때 10m 공기권총을 잡으며 선수 생활의 막을 올렸다. 고등학교 진학 이후 25m 속사권총으로 종목을 바꾼 뒤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포부를 다졌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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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시련도 찾아왔다. 고교 1학년 시절 체력 훈련 도중 쇄골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어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았고, 두 달 가까이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밀려드는 불안감과 좌절 속에서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사선으로 복귀한 뒤에는 점심시간마다 동료들이 휴식을 취할 때 홀로 총을 잡으며 훈련에 매달렸다. 피나는 노력 덕분에 복귀 후 불과 3달 만에 생애 첫 개인전 금메달을 거머쥐며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이후 성인 무대에 안착한 그는 한국 속사권총의 간판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2022년 카이로 세계선수권대회 스탠더드권총 개인전 우승을 시작으로 2023년 창원 아시아선수권, 2025년 카이로 세계선수권 단체전 금메달을 차례로 명중시키며 국제무대를 호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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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성과는 파리 올림픽 스타인 아내 김예지와 함께 '세계 최강 사격 부부' 반열에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2관왕을 확정한 뒤 그는 아내가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집에 올 생각도 하지 말라"는 농담 섞인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지난 항저우 대회 당시 막내로서 아쉬움을 삼켰던 그는 이제 한 가정의 가장이자 든든한 주축으로 성장했다. 이건혁은 "지난 대회 이후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가족과 아기가 생긴 이후 정신적으로 훨씬 단단해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나 자신을 더욱 믿게 된 계기가 됐다"며 "2년 뒤 LA 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흔들림 없이 방아쇠를 당기겠다"고 굳은 각오를 다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