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시내 한 가챠숍에서 시민들이 캡슐토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임형택 기자
16일 서울 시내 한 가챠숍에서 시민들이 캡슐토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임형택 기자
최근 1년 새 호프집과 주점이 10% 줄어든 반면 가챠숍(뽑기 매장) 같은 장난감 가게는 이틀에 한 곳꼴로 늘어났다. 음주 대신 ‘적은 돈으로 함께하는 재미’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 취향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16일 국세청의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전국 장난감 가게는 3996개로 1년 전보다 673개(20.3%) 늘었다. 5월(3929개)과 비교해도 한 달 만에 67개(1.7%) 증가했다. 최근 한 달만 놓고 보면 하루에 두 곳꼴로 새로운 가게가 들어선 것이다. 국세청은 가챠숍과 피규어 매장 증가가 장난감 가게가 늘어난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가챠숍은 보통 2000~7000원을 내고 기계에서 캡슐을 뽑아 그 안에 든 캐릭터 상품을 얻는 방식이다. 어떤 상품이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원하는 캐릭터를 얻을 때까지 여러 차례 뽑고 중복 상품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교환하기도 한다. 요즘 2030세대 사이에선 ‘회식 2차 대신 가챠숍’이 유행할 정도로 일반화하고 있다. 어린이의 장난감이던 피규어 역시 애니메이션과 게임 캐릭터 인기에 힘입어 성인 수집품으로 소비층이 넓어졌다.

반면 술집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6월 말 기준 전국 호프주점은 1만9730곳으로 1년 전 동기보다 1975곳(9.1%) 줄었다. 선술집을 비롯한 간이주점도 7853곳으로 795곳(9.2%) 감소했다. 이 같은 변화는 2030세대가 몰리는 서울 주요 상권에서 더 뚜렷했다. 홍대 상권이 있는 마포구에서는 장난감 가게가 지난해 49곳에서 올해 70곳으로 42.9%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마포구 호프주점과 간이주점은 252곳과 212곳으로 각각 7%, 11.8% 감소했다.

가챠숍 인기는 얼어붙은 청년 고용 여건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번에 큰돈을 쓸 수밖에 없는 술자리보다 적은 돈으로 즉각적인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가챠숍 같은 ‘작은 사치’가 넉넉하지 않은 청년층의 주머니 사정과 맞아떨어진다는 설명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