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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런던의 19살 청년은 왜 고급 아파트에서 몸을 던졌나
런던 폴링
화려한 도시 '검은 사슬' 고발
청년 노리는 범죄 사회 파헤쳐
화려한 도시 '검은 사슬' 고발
청년 노리는 범죄 사회 파헤쳐
지난 4월에 출간된 <런던 폴링(London Falling)>은 2019년 런던에서 발생한 한 10대 소년 의문의 추락 사건을 중심으로, 화려한 도시 런던의 이면에 숨겨진 부패와 사기를 고발하며 검은돈으로 채워진 지하 세계를 파헤친 르포르타주다. 한 청년의 사기극이 런던이라는 도시의 거대한 부패 시스템과 맞물리면서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졌고, 키프는 이 사건을 밀착 취재한 후 흥미진진한 책으로 발표했다.
책은 비극적인 추락사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2019년 11월 어느 겨울 아침,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19세 청년 잭 브레틀러가 런던 템스강변의 한 고급 아파트 5층 발코니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아들이 숨진 후, 부모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잭은 자신을 러시아 신흥 재벌의 아들이라고 주변에 소개하면서, ‘잭 이스마일로프’라는 가짜 신분으로 살고 있었다.
<런던 폴링>은 화려하게 반짝이는 도시 런던의 심장부에서 벌어진 한 청년의 추락 사건을 통해, 전 세계의 온갖 검은 돈과 러시아 신흥 재벌의 자본이 흘러들어와 불법 자금 세탁의 온상이자, 부패와 탐욕의 중심이 되어버린 런던의 실상을 날카롭게 고발한다.
아울러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가 보여주는 화려한 삶에 매료되어 거짓 환상을 좇다가 파멸한 한 청년의 이야기를 그려내면서, 오늘날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정서적으로 얼마나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는지 보여준다. 허황된 부에 대한 열망으로 가상 세계에서 자신의 신분까지 속여가며 상류사회를 맛보고 싶어 했던 한 청년, 막대한 재산을 노리고 청년에게 접근했다가 사기극을 눈치채고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범죄 조직, 그리고 무기력하고 무능한 경찰의 태도가 서로 교차하면서 이 책은 마치 ‘스릴러 소설’처럼 읽힌다.
북런던 지역에 사는 중산층 부부의 막내아들이었던 잭은 운동을 좋아했던 평범한 소년이었다. 부유한 가정의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로 전학을 가면서 허세에 매료되었고, 고등학생 때는 사업가 행세를 하거나, 방에 틀어박혀 몇 시간씩 소셜미디어에만 집착했다. 호화로운 생활을 과시하고 신상품을 자랑하는 영상들을 즐겨 봤지만, 현실에서 그는 늘 경제적 불안감에 시달렸다. 알고리즘에 지배당해 환상과 현실의 경계 사이에 머물렀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