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이 올해 상반기 국제선 여객 순위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001년 개항 이후 25년 만에 이룬 쾌거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제공항협의회(ACI) 잠정 통계 기준으로 지난 1~6월 국제선 여객이 전년 동기 대비 6.3% 늘어난 3839만 명을 기록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영국 히스로공항(3779만 명), 싱가포르 창이공항(3453만 명),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공항(3127만 명), 중국 상하이푸둥공항(1600만 명) 등 세계 1234개 국제공항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인천공항은 개항 이듬해인 2002년 국제선 여객 10위를 기록한 데 이어 2018년 5위, 2024~2025년 3위에 오르는 등 지속적으로 순위가 상승했다.
인천공항 새 역사…국제선 여객 '세계 1위'
기존에 줄곧 1·2위를 차지하던 두바이공항과 히스로공항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환승 기능이 약화하면서 순위가 하락했다. 김범호 인천공항공사 사장대행은 “항공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한국의 공항이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은 대한민국 항공정책이 거둔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이 국제선 여객 실적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은 공항 경쟁력 향상과 대한민국 위상 강화가 맞물린 결과다. 2001년 개항 이후 1~4단계에 걸친 공항 확장과 공항 이용 편의성 향상, K컬처 인기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국제공항협의회의 세계공항서비스평가에서 12년 연속 최우수 인증을 받을 정도로 공항 서비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인천공항은 2024년 12월 제2여객터미널 확장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연간 1억600만 명의 여객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홍콩 첵랍콕공항(1억2000만 명), 두바이공항(1억1500만 명)에 이어 세계 3위다. 규모만 큰 게 아니라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어 터미널 이용의 편의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객의 출입국 수속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셀프체크인 로봇, 수하물을 스스로 부칠 수 있는 셀프백드롭 서비스, 여권과 탑승권을 꺼내지 않고 미리 등록한 생체 정보로 체크인과 항공기 탑승이 가능한 스마트패스 등 최첨단 장비가 즐비하다. 공사 관계자는 “연휴 특별대책 기간을 제외한 평상시 인천공항의 출국 소요 시간은 34분, 입국은 28분”이라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권고 기준인 출국 60분, 입국 45분보다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촘촘한 항공 네트워크도 인천공항의 자랑거리다. 인천공항은 101개 항공사가 53개국, 183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국제노선은 158개 도시로 이어져 첵랍콕공항(139개), 나리타공항(86개), 푸둥공항(92개)보다 많다.

중국과 일본 중심의 방한 관광객 증가도 국제 여객 1위 등극에 힘을 보탰다. 올해 2분기 전체 여객 중 외국인 비율이 사상 최고치인 44.4%를 기록했다. 외국인 비율은 2019~2025년(2분기 기준) 37~39%에 머물렀다. 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과 일본 간 지방 노선은 나리타공항(17개)과 간사이공항(12개)보다 많은 31개”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의 반사이익도 얻었다. 유럽 노선 중심 공항인 히스로공항과 유럽·아시아·아프리카를 잇는 중동 거점 두바이공항의 국제노선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두 거대 공항의 환승 기능 약화는 인천공항의 환승객 실적에 반영됐다. 인천공항의 상반기 환승객은 424만 명으로 전년 동기 359만 명 대비 18.1% 늘었다.

환승객 증가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국제선 여객 실적(3839만 명)은 전년 동기(3612만 명)에 비해 6.3% 증가했다. 나인기 한국항공대 교수는 “공항의 24시간 운영, 대륙 간 이동을 위한 초대형 여객기 취항, 항공 네트워크 확대 등 인천공항의 장점을 계속 유지하고 5단계 건설사업을 제때 시작해야 세계 1위 공항 지위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